[로보락이 쏘아올린 작은 공] 팔 달린 로봇청소기 등장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도'③다양한 라인업·신제품 포진, 기술 리더십 강조
김도현 기자공개 2025-05-16 08:18:21
[편집자주]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주요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로보락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크게 앞서고 있다. 제품 가격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준다. '중국=가성비'라는 공식을 깼기 때문이다. 로보락의 성장 스토리와 상징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09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 받은 로보락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로봇청소기 라인업을 다각화하면서 보급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 자체를 키우겠다는 포석이다.신규 영역에도 발을 들였다. '꿈의 가전'으로 불리는 세탁건조기가 대상이다. 로봇청소기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군을 하나둘씩 늘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궁극적으로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모색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청소가전 중심축 유지, 영토 확장도 모색
14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이달 중 5축 접이식 로봇팔 '옴니그립'이 탑재된 로봇청소기 '사로스 Z70'을 출시한다. 로보락은 해당 품목을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등에서 선보인 바 있다.
사로스 Z70은 세계 최초로 로봇팔이 장착된 제품이다. 이를 활용해 300g 이하 물건을 집어 옮길 수 있다. 로봇청소기가 움직이면서 양말, 수건, 쓰레기 등을 치울 수 있는 것이다.

로보락은 사로스 Z70를 통해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다는 의도다. 로봇청소기 존재 및 성능에 대한 의문을 지워온 로보락의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로봇청소기에는 항상 물음표가 붙었지만 로보락 등 중국 업체가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처럼 필수 가전으로 거듭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로보락이 1분기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S9 맥스V 울트라'는 100만원대 후반이다. 사로스 Z70은 200만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한층 높아진 가격대를 신기능으로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한 로보락은 로봇청소기 그레이드를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저가 모델부터 일반, 프리미엄 등으로 나눠 고객에 여러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신제품을 3~4개의 시리즈로 구성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로보락은 매년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을 선제 출시하고 뒤이어 보급형 모델 등을 내보내는 식으로 로드맵을 짰다. 이 역시 모바일 업계와 유사한 흐름이다.
중간중간 무선 청소기도 출시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탁건조기 'H1'과 'M1'를 내놓기도 했다. 올 3월에는 'H1 라이트'가 등장했다.
세탁건조기는 이름 그대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일체형 제품으로 구현 난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이전부터 있긴 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공격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보락은 경쟁사 대비 소규모 용량을 취급한다. 업계에서는 로보락이 신시장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로봇청소기로 브랜드 가치를 높인 만큼 기존 가전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어서다.
◇'진정한 중국산 만든다' 부품 생태계 내재화
로보락은 자국 협력사와 협업하면 중국 정보기술(IT) 산업 고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산 반도체를 적용한 점이다.
로보락은 중국 올위너의 칩을 로봇청소기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위너는 중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퀄컴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로보락이 올위너와 손을 잡으면서 현지 팹리스 생태계는 물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그리는 청사진과 일맥상통하다.
에코벡스, 드리미 등도 자국 로봇청소기용 프로세서를 쓰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위너를 비롯해 호라이즌, 록칩 등이 이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외에도 로보락은 로봇청소기 부품을 주로 중국에서 조달하면서 중국 공급망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팹리스 기업은 '레퍼런스'가 핵심이다. 로보락 등이 이들의 보증수표가 된다면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이 빠르게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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