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Match up/동원그룹 vs 사조그룹]동원 전문경영인, 사조 오너일가 중심 이사회 구축①[인물]사조그룹 주진우·주지홍 상장사 4곳 이사회 참여, 동원그룹은 김남정 회장만
김지효 기자공개 2025-05-26 10:15:4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08시2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과 사조그룹은 1970년 전후로 참치 원양어업을 기반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두 그룹은 이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두 기업 모두 창업자인 오너일가가 여전히 경영권을 쥐고 있으며 현재는 2세 경영인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이끌고 있다.공통점이 많은 두 그룹이지만 이사회 운영 방식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동원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해 현재는 오너일가보다는 각 부문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가 운영되고 있. 반면 사조그룹은 계열사별 대표이사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오너일가가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며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원그룹, 각 계열사 부문별 대표이사 체제 확립
동원그룹은 공정자산총액 8조894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재계 57위의 대기업집단이다. 원양어선 선장 출신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1969년 설립했다. 1982년 국내 최초 참치캔 출시 이후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최근에는 2차전지·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까지 진출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동원그룹의 경우 현재 상장돼 있는 계열사는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모두 3곳이다. 지난달 동원산업이 동원F&B를 자진 상장폐지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지난 1분기 기준으로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대상에 포함했다.
동원그룹 이사회는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금융계열사 분리 작업을 통해 김재철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금융을,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식품을 이끌게 됐다.
이에 동원그룹 상장 계열사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너일가는 김남정 회장뿐이다. 현재 상장사 중 오너일가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곳은 동원산업뿐이며 김남정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된 만큼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에는 오너일가가 참여하지 않고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이사회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특히 동원산업과 동원시스템즈는 부문별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하며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호하고 있다. 현재 동원산업은 김세훈 지주부문 대표이사와 박상진 사업부문 대표이사, 장인성 기술부문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조점근 소재부문 대표이사, 서범원 패키징부문 대표이사, 정용욱 2차전지부문 대표이사가 활약하고 있다. 동원F&B만 김성용 대표이사 단독 대표 체제다.
◇주진우 회장, 21년만의 사조산업 대표이사 복귀로 오너 영향력 확대
사조그룹은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기면서 올해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사조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5조2570억원으로 재계 순위 88위에 올랐다. 1971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사조CPK(옛 인그리디언코리아)와 푸디스트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운 영향이다. 현재 사조그룹은 사조산업,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사조동아원 등 5곳의 상장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사조그룹은 동원그룹과 달리 그룹 규모가 커졌음에도 여전히 오너일가 중심의 이사회 운영을 고수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전문경영인들이 대표이사를 맡아 이사회를 이끌고 있지만 사조그룹 오너일가인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 이사회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주진우 회장은 1949년생으로 올해 76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올해 사조산업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하며 오히려 오너일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04년 6월 이후 21년여 만으로 그간에는 사내이사로 활동해왔다. 주 회장은 사조대림과 사조동아원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조씨푸드와 시조오양은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돼있다.

오너 3세인 주지홍 부회장은 사조대림과 사조동아원, 사조씨푸드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조산업은 아직 미등기 이사로만 등재돼있다. 사조산업은 사실상 그룹의 사업을 관장하는 핵심 계열사인 만큼 경영권 승계 막바지 단계에 주지홍 부회장이 사조산업 이사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사 가운데 오너일가가 유일하게 이사회 멤버에서 빠진 계열사는 사조오양이다. 두 사람은 사조오양 사내이사에서 2022년 3월 물러난 이후 다시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사조오양은 행동주의 펀드가 감사위원으로 이사회에 진입하는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 논란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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