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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물살 탄 코인결제]규제 주도권 쥘 정부당국은⑥금융당국과 통화당국,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 주도권 경쟁…독립기구 신설 의견도

이재용 기자공개 2025-06-02 11:34:37

[편집자주]

사토시 나카모토가 구상했던 비트코인의 모습은 정부와 전통금융의 영향을 받지 않는 탈중앙화된 '화폐'였다. 하지만 현재는 '디지털 골드'라고 불리며 가치저장 수단으로 그 용도가 진화했다.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는 가치 변동성이 적은 스테이블코인이 부상하고 있다. 금의 역할을 달러가 대체했던 화폐의 역사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반복되는 것 같은 모양새다. 해외를 중심으로 코인결제가 확산하면서 국내서도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국내외 정책 사례를 통해 코인결제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측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8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규제 권한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쟁점은 발행 인가 권한이다. 글로벌 규제 동향을 보면 적극적 인가권은 금융당국이 갖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리 주체를 다룬 디지털자산기본법에도 인가 권한을 금융위에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인가 단계에 실질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화와 페깅되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지급결제 등 중앙은행의 정책 수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통화당국 및 금융당국이 아닌 독립적인 전담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 인가 권한 독점에 반대 입장 내비친 한은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디지털자산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 및 가상자산 발행·유통·공시, 자율규제 체계 전반을 포괄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1호 법안 초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 권한을 한은이 아닌 금융위에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 및 관리·감독 체계 통합 차원에서 금융위가 인가 권한을 갖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실제 그간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규율체계 마련을 주도해 온 곳이다. 산하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 검토방향을 발표하면서 스테이블코인 규율 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금융위 가상자산위원회는 지난 1일 제4차 회의를 진행했다.

전문가들도 스테이블코인의 적극적인 인가 권한은 금융당국에 부여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 글로벌 규제 동향을 봐도 금융당국이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이 금융당국의 역할을 분담하는 국가를 제외하면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인가권을 갖는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은은 발행자 진입 규제 관련 인가 단계에서 중앙은행에 실질적인 법적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원화와 일대일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 법정 통화인 원화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신용리스크와 유동성리스크에 대한 관리 문제와 직결되며 한은 통화정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통화당국의 요지는 스테이블코인 인가권의 독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발행 인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 인가 단계에 실질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원활히 수행하는 데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독립 기구 디지털자산청 신설이 대안될까…의견은 분분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이 아닌 독립적인 기구 '디지털자산청'을 신설해 스테이블코인 인가권을 맡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현재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위한 세부방안 중 하나로 이를 논의 중이다. 보다 효율적인 관리·감독 등을 위해서다.

디지털자산청 신설은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가상자산 시장 관리 업무 자체를 금융당국과 분리하려는 것이다. 전담기구를 신설하면 시장의 자율을 보장하면서 더욱 정밀한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그간 관련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규제가 과도하게 경직돼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독립적인 기구 설립에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하다. 독립 기구 신설은 분명 혁신성과 유연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과 금융 시스템, 결제 인프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기존 통화당국과 금융당국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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