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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X 시프트]AI 가전 시대 본격화, '이중고' 극복 관건②라인업 늘리고 마케팅 활동 강화, 프리미엄 집중 전략

김도현 기자공개 2025-06-05 09:18:53

[편집자주]

삼성전자 DS부문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DX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DX부문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모바일, 가전 경쟁도 심화한 상태다.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된 데다 불가피한 리더십 재편까지 이뤄지고 있다. 안팎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 DX부문의 위기 극복 방안이 과연 무엇인지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30일 10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대내외 환경 변화로 가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류·관세 등 외부 이슈는 물론 리더십 재편에도 생활가전(DA)사업부가 중심에 있었다. 적극적인 경쟁사의 공세, 계속되는 불황도 긍정적인 흐름이 아니다.

이를 타개하고자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내세우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스마트홈을 구현하겠다는 의도다.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의 근본으로 여겨지는 DA사업부 반등 여부가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키로 꼽힌다.

◇LG전자·중국 경쟁 심화, 비용 부담 증대

가전업계에서 화두는 AI다. 모든 제품, 기능 등에 AI가 붙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는데 소비자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것이 주요 업체의 과제다.

앞서 삼성전자는 'AI for All'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비스포크 AI 인덕션 △비스포크 AI 콤보 △비스포크 AI 스팀 △비스포크 AI 무풍 갤러리 등 각종 AI 가전을 출시하면서 고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 시장 맞수인 LG전자와 신경전을 벌일 만큼 AI 제품 경쟁력 알리기에 진심이다. 작년부터 경영진이 크고 작은 행사에서 직접 등장해 자사 기술을 수차례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마케팅 행보도 공격적이다. 과거 삼성전자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광고 모델이었던 김연아, 한가인, 전지현 등을 재소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동안 유명 인사를 모델로 내세우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이들을 통해 올해 선보인 AI 가전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경쟁 심화로 비용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단순히 마케팅비가 늘어나는 것에 더해 가격경쟁까지 펼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 업체가 글로벌 무대에 본격 침투하면서 갈수록 힘겨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류비 리스크도 상존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유예로 양국 간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해상 운임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품목에 한해 지난주 기준으로 일주일 새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일 정도다. 가전업계는 코로나19 국면 이후 매년 물류비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해외 가전 판매가 제한적인 부분도 악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가전 수출액은 4.1%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관세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짚었다.

삼성전자는 일련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꿈의 가전'으로 불리는 세탁건조기(비스포크 AI 콤보)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늘려 수익성 증대를 노리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콤보는 2024년 2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다소 생소했던 AI 가전의 개념이 소비자 사이에서 각인이 되고 있다"며 "AI 가전 시대가 열리면서 삼성전자 DA사업부의 존재감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에서 나아가 '홈 AI 비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연초 'CES 2025'에서 힌트를 줬다. AI 가전들을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연결하고 작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현대차, 삼성중공업 등과 협력하면서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DA사업부장 겸임 끝' 김철기 부사장 역할 주목

DA사업부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3년 만에 겸직 체제가 끝났다는 점이다. 이재승 전 사장이 물러난 뒤 DA사업부장은 고 한종희 부회장이 DX부문장과 겸직해왔다. 고 한 부회장의 공백을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이던 김철기 부사장이 메우게 됐다.

김 부사장은 가전통은 아니나 스마트폰, 가전, TV 등 전 제품 영업업무를 경험한 인물이다. DA사업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DA사업부를 전담하는 수장이 등장한 것에 대한 기대감이 적잖다. 더 이상 부회장 조직이 아니긴 하나 경영 속도와 효율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사장이 MX사업부 시절 DX부문 직무대행인 노태문 사장과 호흡을 맞춰온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또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제품만큼이나 브랜드 가치, 인지도 등이 중요한 곳이 가전 시장"이라며 "비스포크 시리즈로 재미를 봤던 삼성전자로서는 김 부사장에 기대하는 바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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