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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규제자본 점검]자본성증권 '최다' 발행한 곳은 현대해상·한화생명②[보험]작년 이후 각각 2.5~2.6조 조달, 경쟁사 대비 K-ICS 열위

고진영 기자공개 2025-06-17 08:22:54

[편집자주]

자본은 금융회사의 생명줄이다. 사업 확장의 기반이자 위기가 닥치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가 된다. 금융사들은 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자본성증권을 활용해왔다. 특히 최근 잦아진 자본성증권 조달에선 두 가지 큰 흐름이 엿보인다. 업계가 마주한 규제 강화, 리스크 고조의 파도다. 금융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은 얼마나, 왜 늘었으며 자본의 질은 어떻게 변했을까. THE CFO가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2일 07시1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보험사들의 보완자본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 현대해상은 지난해부터 찍어낸 자본성증권 규모가 2조원을 훨씬 넘었다. 킥스(K-ICS) 도입에 따른 자본관리 부담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현재 금리 하락 국면을 고려하면 자본확충 행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2020년 이후 3.4조…업계 최대규모

올해 국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은 이달 30일까지 총 4조72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된 규모는 8조6550억원이다. 합산하면 약 1년 반동안 찍어낸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규모가 13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앞서 2020~2023년 쯤만 해도 이 기간을 통틀어 발행된 자본성증권은 10조7000억원 상당에 불과했다. 불과 2년도 안돼 4년 동안의 발행 규모를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이런 급증을 이끈 것은 그간 발행이 뜸했던 대형 보험사들로 분석된다.


작년 이후 자본성증권 발행이 가장 많았던 곳은 현대해상과 한화생명이다. 자산규모가 각각 손보사 3위, 생보사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작년 12월 말부터 올 3월까지 3개월간 후순위채 2조6000억원, 한화생명은 작년 9월부터 3월까지 후순위채 800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1조7000억원 등 2조5000억원을 찍었다.

현대해상의 경우 그간 자본성증권을 많이 발행하지 않던 곳이다. 2020년 이후 2023년까지 자본성증권 형태로 조달한 자금은 2021년 후순위채 3500억원(2021년)뿐이었다. 한화생명 역시 2020~2021년 발행이 전무했다가 2022년부터 발행을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차환을 포함, 1조9000억원을 조달하면서 보험사 중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한화생명이 2020년부터 발행한 자본성증권을 모두 합치면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생보사와 손보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이달에도 최대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건을 의결하는 등 공격적인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교보생명은 지난해 후순위채 7000억원, 신종자본증권 6000억원을 포함해 1조3000억원을 조달했다. 3년간 조용했던 DB손해보험은 올 2월 80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찍었고 KB손해보험이 3월 후순위채로 6000억원을 끌어오는 등 대형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줄을 이었다. 손보사 4위인 메리츠화재 역시 지난해 이후 1조1000억원을 발행했다. 전부 후순위채다.

애초 자본성증권은 푸본현대생명, 흥국화재해상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중소형 보험사들이 소액씩 여러 번 조달하는 형태로 발행이 이뤄져왔다. 하지만 작년부턴 대형사들이 적극적으로 자본성증권을 찍어내면서 전체 발행규모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그 중 작년 하반기부터 올 1분기까지 보험사들이 상환에 쓴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에 그친다. 자본성증권 발행 대부분은 차환이 아닌 자본확충을 위해 이뤄졌다는 뜻이다. 킥스(K-ICS) 비율의 방어 차원으로 해석된다. 특히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후순위채에 발행이 몰리고 있다.


◇현대해상, 금리하락시 킥스 150%선 '흔들'

실제로 보험사들의 킥스비율은 작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2023년 연말과 비교했을 때 생보사의 경우 교보생명이 51.4%포인트, KB생명 30.5%포인트, 한화생명 21%포인트 하락했고 손보사도 롯데손보 40.1%포인트, 흥국화재 33.9%포인트, 한화손보 23.4%포인트, 메리츠 21.2%포인트, 낮아지는 등 하락폭이 20%포인트를 넘긴 곳이 수두룩했다. 이 시기부터 부쩍 자본확충이 이어진 배경이다.

최근 대규모 발행이 두드러진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킥스비율이 눈에 띄게 열위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작년 말 기준 킥스비율이 각각 164%로 자산 상위 10개 생보사 중 동양생명(156%)을 제외하면 가장 떨어졌다. 또 현대해상의 경우 157%에 머물로 롯데손보(155%)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은 쉽게 줄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금리가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자산보다 부채의 금리민감도가 더 높다 보니, 대부분은 금리가 하락할수록 부채의 가치 비중이 더 커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금리가 100bp 하락한다고 가정했을 때 킥스가 150% 밑으로 떨어지는 생보사는 DB생명(-63%포인트, 146%), 에이비엘생명(-7%포인트, 146%), 동양생명(-28%포인트, 128%), 교보라이프플래닛(-82%포인트, 108%) 등으로 추산됐다.

손보사 가운데선 현대해상(-24%포인트, 133%)을 포함해 하나손보(-6%포인트, 149%), 농협손보(-60%포인트, 142%), 롯데손보(-31%포인트, 124%) 등이 이런 케이스에 해당했다. MG손해보험의 경우 킥스비율이 작년 말 4%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결국 시장에서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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