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신업 리포트]메디톡스, 새 시장보다 '내실' 지키며 FCF 회복세③시장 선점 효익·캐파 맞바꾼 특허 대응 막바지 국면서 반등 채비
최은수 기자공개 2025-06-10 08:09:11
[편집자주]
'K-톡신'. 국내 보툴리눔톡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만개할 기회를 맞았다. 국내외 개발과 상용화를 둘러싼 규제 이슈는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고 세계 최고·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인허가 허들을 낮추기 위한 제도 변화도 예고했다. 과거엔 경쟁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을 개발 기술과 R&D에서 찾았다면 이제는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CAPEX), 글로벌 수요 대응이나 규제 변화, 자금 운용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도 살필 때다. THE CFO가 국내 보툴리눔톡신 기업의 영업 현황과 재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5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는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출시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주요 국가를 둘러싼 진출 경쟁에선 만족스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더불어 선두주자 자리를 지킬 역량을 경쟁기업과 법적 분쟁에 할애했는데 그 결과도 아쉬웠다.메디톡스는 당분간은 체급을 복구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사업 외에 국내 시장에 다시금 집중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한정적이다. 다만 지금 당장 흔들리는 메디톡스의 내실을 잡고 현금흐름을 개선해 내기엔 충분했다.
◇'국내 1호' 메디톡스, 성장보다 특허 분쟁 초점 둔 결과는
메디톡스는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상업화 성과를 냈다. 2006년 품목허가 이후 제품 양산을 시작할 당시엔 후발주자인 휴젤과 개발 격차가 4년이상 났다. 특히 메디톡스의 균주는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엘러간의 '보톡스'와 같은 홀 A 하이퍼 균주였다. 다른 경쟁사보다 시장 점유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여지가 컸다.

미국 진출도 경쟁사 대비 한층 손쉽게 풀릴 기회도 찾아왔다. 보톡스 원조로 꼽히는 엘러간이 2013년 메디톡스로부터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MT-10109L를 총 계약금 3억6200만달러(한화 약 5000억원)에 사들였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앞선 딜 이후부턴 미국 시장 진출에 직접 힘쓰는 대신 균주 및 기술 유출 등을 중심에 둔 특허 방어 전략을 폈다. 국내에선 점유율 1위를 지켜왔고 해외는 MT-10109L의 개발 및 상업화 이후 빅파마가 직접 판매할 걸 대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 확장을 염두에 둔 캐파 확장 위주의 자본적지출 대신 법률비용 지출을 택했다.
통상 국내외 소송과 관련한 법률비용은 재무제표상 별도 항목으로 나타내진 않고 판매비및관리비에 반영한다. 메디톡스가 본격적으로 소송전을 시작한 2017년 후 연간 500억원대던 판관비는 100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판관비가 급증했음에도 매출액이나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한 점에서 메디톡스가 상당한 법률비용 부담했단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메디톡스의 법적 대응 중심 전략은 원하는 수준의 결과를 얻는 데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균주 유출 등으로 6년 가량 분쟁을 이어온 대웅제약과는 합의를 통해 미국 자회사 에볼루스(Evolus)의 주식 등을 받는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 유력 경쟁기업인 휴젤이 미국에서 자체제품으로 BLA를 따내며 진출 경쟁에서 다시금 밀렸다.
빅파마를 통해 풀어나가려던 해외 진출 역시 엘러간이 기술 인수 후 수 년 간 임상 계획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지연됐다. 그리고 해당 기술은 결국 2021년 반환됐다. 이 기간 국내외에서 보툴리눔톡신제제 개발 및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주자 또한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다. 국내 점유율 1위 자리 역시 이때를 즈음해 휴젤에게 내줬다.
◇역성장 후 전략 급전환…국내 시장 다시 챙기며 5년 만 FCF 양전
메디톡스는 톡신 시장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내준 과정을 살펴보면 비용의 효율적 지출에 난항을 겪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2020년엔 영업손실이 나기도 했다. 메디톡스가 2009년 상장 후 2020년까진 단 한 번도 EBTIDA가 음의 지표를 가리킨 적이 없었던 걸 고려하면 중대한 변화였다.
메디톡스는 매년 지급하던 배당(현금·주식 포함)도 2021년에 일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주력했다. 더불어 내실 강화에 방점을 찍고 사업과 전략을 가다듬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메디톡스의 글로벌 사업 전략은 당초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 진출과 함께 타 기업의 성장 억제 두 축으로 꾸려졌다. 여기에서 해외 시장 진출 여지는 계속 남겨두되 경쟁사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국내 시장 영업 저변을 넓히는 전략을 선회했다. 마침 2024년 이후 메디톡스를 둘러싼 국제 분쟁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점도 고려했다.
2024년 메디톡스의 톡신 제품의 수출 실적은 1180억원이다. 이는 2023년(1206억원) 수출 규모 대비 2% 역성장한 수치다. 그러나 메디톡스는 이 해외지역에서의 매출감소분을 국내 사업으로 메웠고 결과적으로 양적 성장에 성공했다.
보툴리눔톡신은 해외에서 더 좋은 단가를 받는다. 때문에 2024년 EBITDA 자체는 2023년 대비 줄어들었다. 그러나 앞서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글로벌 특허 분쟁을 마무리짓고 하이웨이원 등 비주력 자회사를 청산하는 과정도 더해졌다.
앞서 2019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나타내던 메디톡스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4년말 기준 플러스(+)로 전환했다. 약 5년 만의 FCF 반전을 이끌어낸 핵심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의 유의미한 성과였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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