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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동원그룹 vs 사조그룹]엇갈린 주주환원 정책, 동원그룹 '확대' 사조그룹 '소극적'⑦[주주환원]동원그룹 배당성향 30%까지 확대, 승계 앞둔 사조그룹 '짠물배당' 지속

김지효 기자공개 2025-06-09 08:14:26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08시3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장기적 투자 유인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주환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주주환원에 다른 태도를 보인다. 동원그룹과 사조그룹도 마찬가지다. 동원그룹은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맞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뿐 아니라 반기 배당 전환, 자사주 소각, 무상증자,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까지 전방위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반면 사조그룹은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 계열사인 사조산업과 사조대림의 최근 배당성향은 한 자릿수에 그치며 명문화된 환원 정책도 부재하다. 이같은 소극적 태도에 경영 승계 국면을 맞이한 사조그룹이 주가 부양 의지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원산업 배당확대·자사주 소각 등 전방위 '밸류업'

동원그룹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룹의 주주환원 정책은 지주사인 동원산업을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동원산업의 배당성향은 최근 3년 간 급격히 높아졌다. 2020년 7.1% 수준이었던 배당성향은 2022년에는 21.3%, 2023년에는 17.6%, 지난해에는 57.9%까지 상승했다. 이는 동원산업의 배당성향 상향 정책에 따른 조치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말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밸류업 계획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다. 기존 연 1회 진행됐던 배당은 반기(연 2회)로 전환하고 지난해 17.6% 수준이었던 배당성향은 점진적으로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무상증자와 주식 배당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그간 동원산업의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적은 유통주식 수가 지목된 데 따른 행보다. 동원산업은 이를 통해 총주주수익률(TSR)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 이상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에도 적극적이다. 동원그룹은 2023년 8월 자사주 350만주를 소각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7% 규모다. 이어 지난해 5월에도 잔여 자사주인 1046만770주를 전량 소각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22.5% 규모에 해당한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박문서 전 동원산업 지주부문 대표이사는 2023년 7월 25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도 5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민은홍 전 사업부문 대표이사도 지난해 1월 13일 보통주 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사외이사인 김주원 이사회 김주원 이사회 의장은 2024년 1월 10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총 2600주를 매수해 자사주 보유량이 3400주로 늘었다.

동원F&B의 상장 폐지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그룹 내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할 수 있다. 동원그룹은 장기적으로 식품 계열사 통합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포장재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동원시스템즈는 아직까지 별다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동원시스템즈 최근 3년 배당성향 20%대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24.3%, 2023년 27.3%, 지난해 24.2% 등이다.

◇사조그룹, 일부 계열사 수년째 배당성향 한 자릿수

사조그룹의 주주환원 정책은 동원그룹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조그룹은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이다. 대표 계열사인 사조산업과 사조대림의 배당성향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사조산업의 경우 2021년 3.3%, 2022년 2.5%, 2023년에는 5.2%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조대림은 2021년 4.4%, 2022년 4.5%, 2023년 3.5%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3%로 최근 3년간 배당성향이 점차 낮아졌다.
그나마 배당성향이 10%대를 보인 계열사는 사조오양과 사조동아원이다. 사조오양의 경우 2021년 12%, 2022년 13.3%, 2023년 9.3%, 지난해 11.2%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사조동아원은 이전에는 배당을 하지 않다가 2023년과 지난해 결산배당을 진행했다. 2023년에는 19.7%, 지난해에는 11.6%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사조오양은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어온 계열사다. 소액주주와 갈등을 빚다 3년 전 소액주주의 추천을 받은 감사위원이 이사회에 진입해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모두 최근 내놓은 올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배당을 포함한 명문화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내·외부 요인을 고려해 배당은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사조그룹이 앞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승계작업에 들어간 사조그룹이 주가 부양을 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조그룹은 현재 주진우 회장에서 그의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으로 승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조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비상장사인 사조시스템즈와 그 아래에 있는 사조산업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조산업을 비롯한 핵심 상장사들의 주가 부양을 굳이 도울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사조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면 주지홍 부회장이 계열사 지배력 확대에 있어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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