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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SI기업 생존기]현대IT&E 흡수한 현대퓨처넷, 사업구조 변화 절실④IT 사업 그룹 매출 의존도 98%…AI 솔루션 기반 사업 확대 박차

서지민 기자공개 2025-06-10 07:42:42

[편집자주]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그룹 내 시스템통합(SI) 계열사들의 역할도 급변하고 있다. 한때 전산지원 조직에 머물렀던 이들은 이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이터 기반의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전개하며 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선도하는 중이다. 하지만 외부 매출 확보, 수익성 방어, 인력 경쟁력 등 현실적 과제도 적지 않다. 더벨은 2025년 현재 유통 대기업 SI 계열사들이 어떤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각기 어떤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기업별로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전담해 온 현대IT&E가 현대퓨처넷에 흡수합병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룹 내부 일감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벗어나 디지털 전환(DX), 스마트 인프라 중심의 외연 확장 기반을 마련한 가운데 아직 성과는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현대IT&E, 2018년 설립 후 그룹 계열사 의존 성장

현대IT&E는 2018년 설립돼 현대백화점그룹 내 유통, 미디어, 홈쇼핑 채널을 중심으로 SI·SM(시스템운영) 기능을 수행했던 IT전문기업이다. 출범 초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2020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왔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그룹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출범부터 줄곧 그룹향 매출 비중이 98% 안팎을 기록해 왔다.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렌탈케어 등 그룹 내 고객사의 전산 시스템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였다.

실제 2023년 현대IT&E의 연매출액은 594억원으로 2018년 대비 4.5배 증가했으나 내부 매출 비중은 그대로인 수준이다. 흑자 구조를 구축한 상황에서 안정적 사업구조에 안주할 경우 성장 한계가 명확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그럼에도 현대IT&E는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솔루션 다변화를 시도하며 대외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2020년에는 AWS와 협업해 ‘파크원 스마트스토어’를 국내 최초로 구축하며 리테일테크 분야에서 선도적 실증 경험을 확보한 게 대표적 사례다.

2023년에는 광고문구 생성기 ‘Lewis’, 임베딩 벡터 DB 솔루션 ‘VectoCore’ 등 생성형 AI에 기반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2024년에는 AI 비자 안내 시스템과 온라인 동영상 관리 플랫폼 'Vishare'를 출시하며 AI·영상 분석 기술 기반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대부분 그룹 내 사업에 적용되긴 했지만, 향후 외부 서비스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기술 내재화로 해석된다.

◇합병 후 사업 전환 속도…사업 확대·유관사업 M&A 추진

2024년 현대IT&E가 현대백화점그룹 ICT전문 계열사 현대퓨처넷 품에 안기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현대퓨처넷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IT&E 지분 100%를 334억원에 매입하고 흡수합병했다.

현대퓨처넷은 현대IT&E를 흡수하면서 디지털미디어본부, IT사업본부, 경영지원본부 3본부 체재로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에 현대퓨처넷이 영위하던 사이니지, 전시, 메시징 등의 사업은 디지털미디어본부로, 현대IT&E의 IT 관련 인력들은 IT사업본부로 이동했다.

디지털 사이니지 중심의 B2B 미디어 플랫폼 기업이던 현대퓨처넷은 현대IT&E의 IT 역량을 흡수함으로써 기술 기반 융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스마트 인프라 및 DX(디지털 전환) 사업을 주축으로 한 통합 전략을 수립했다

현대퓨처넷은 이미 주요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시스템 통합 역량을 확보해 왔다.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 유통계열사의 디지털 고도화, 물류시설의 자동화 솔루션 적용 등을 수행해온 만큼 기존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한 확장도 기대된다.

현대퓨처넷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IT 사업이 주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사업구조 변화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이익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주요 과제로 시스템 운영 고도화를 통한 사업 확대, 그룹 내 제조 분야 및 미운영 계열사 대상 업무 확대, 인프라·호스팅 자체 운영 전환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을 설정했다.

AI 기술력을 활용한 신사업도 추진할 전망이다. 데이터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며 신사업 M&A에 나설 계획이다. 클라우드 기술 역량 보유 기업, AI 솔루션 보유 기업 등 기존 사업과 유관된 기업도 매물로 검토한다.

다만 현재까지도 내부 매출 의존도가 높아 실질적인 수익 창출 구조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현대퓨처넷의 IT서비스 부문 매출액이 18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퓨처넷의 특수관계자 매출액은 2024년 1분기 14억원에서 올해 198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퓨처넷 관계자는 "미디어 콘텐츠와 디지털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ICT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 내 제조분야 및 미운영 계열사 대상 업무 확대, 인프라/호스팅 자체 운영 전환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한 IT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며 "유관사업 M&A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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