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뚫은 HD현대, 오일뱅크 공백 메꾼 조선·전력기기 지수 내 에너지종목 비중 1~2% 수준…신규편입 종목 중 '유일' 순수 지주
김동현 기자공개 2025-06-09 08:17:11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일렉트릭 등 계열사의 호실적에 힘입어 밸류업 지수에 편입했다. 순수 지주사인 HD현대는 밸류업 지수 종목 중 1~2% 비중만 차지하는 에너지 종목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편입 기준이 높은데 핵심 에너지 계열사인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공백을 조선·전력기기 계열사가 채우며 기준을 충족했다.이번에 밸류업 지수에 신규 편입한 종목 가운데 에너지 산업군 종목으로는 HD현대와 SK가스 등 두곳이 들어갔다. 지난해 에너지 종목 중 유일하게 밸류업 지수에 편입한 에쓰오일이 편출되면서 100개 종목 가운데 에너지 산업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서 2%로 올라갔다.
한국거래소 분류에 따르면 상장사 중 에너지 종목은 16개에 불과하다. 400여개가 넘는 산업재와 비교하면 그 수가 절대적으로 적어 거래소는 산업군별 대표종목이 고르게 편입되도록 산업군 내 상대평가를 진행한다.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산업군별 순위비율 상위 50% 안에 들어야 하는 요건 등을 두는 방식이다.

지난해 밸류업 지수에 들어갔던 에쓰오일의 경우 앞선 2개년 평균 PBR과 ROE가 각각 1.02배, 19.02%를 기록하며 에너지 종목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19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ROE 지표가 '산출불가'로 나와 이번 밸류업 지수 평가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는 PBR, ROE, 배당성향 등 지표가 음수(-)일 경우 산출불가로 표시한다.
HD현대의 정유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HD현대오일뱅크 외에 HD한국조선해양(지분율 35%, 순이익 1조4546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55%, 2279억원), HD현대일렉트릭(37%, 4984억원) 등 조선·전력기기 계열사가 대규모 흑자를 내며 HD현대오일뱅크의 손실분을 충분히 메꿨다.
HD현대의 보유 지분율 측면에선 HD현대오일뱅크가 74%로 주요 계열사 중 높은 편에 속하지만 다른 계열사의 이익분이 압도적으로 큰 덕에 HD현대는 지난해 5090억원의 지배주주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최근 2개년의 순이익 증가세로 ROE도 우상향했다. 2023~2024년 ROE 평균은 4.97%로 전체 에너지 종목 중 상위 5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에쓰오일을 포함한 주요 경쟁 에너지 사업자들이 지난해 업황 약세로 순손실을 내며 ROE 산출불가 상태에 빠진 것과 대조된다.
시가총액, 주주환원 등 다른 평가지표도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조선업, 전력기기 등 계열사의 호황 이익 증대와 함께 지주사인 HD현대의 주가도 우상향하며 시총이 2022년 말 4조원대에서 지난해 말 6조2500억원대까지 올라갔다. 시총 100위권 이내 수준으로 시장대표성 지표(시총 400위 이내)를 충족한다. 주주환원 요건(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의 경우 2018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현금배당을 집행하며 충족 중이다.
PBR 자체는 다른 산업군의 밸류업 종목과 비교하면 높다고 볼 순 없다. 지난해 밸류업 지수 평균 PBR은 2.6배인 데 반해 HD현대의 최근 2년 평균 PBR은 0.63배에 불과하다. 다만 에너지 업종 내 시총 1조원 이상의 종목 중 PBR이 1배 이상인 곳이 없어 HD현대의 PBR 지표 자체는 같은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HD현대와 같이 자체 사업을 벌이지 않는 순수지주사는 그동안 '지주사 디스카운트'로 PBR 1배 미만의 '저평가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지난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 중 금융지주를 제외한 순수지주사는 한진칼(산업재) 한곳 정도뿐이었다. 이번 밸류업 지수 신규 편입 종목 중에서도 별도 사업 없이 자회사 관리에만 주력하는 순수지주사는 HD현대 한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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