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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철강 빅7, 정부와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 힘 모은다 미국·EU '스코프3' 공시 의무 대비 협의체 구성…LG화학·롯데켐·현대체절 등 참여

정명섭 기자공개 2025-06-12 08:01:01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9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석유화학, 철강사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댄다. 대표 수출기업인 석유화학, 철강기업들이 환경 무역장벽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이번 협력의 핵심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석유화학, 철강업계 7개 기업은 최근 글로벌 '스코프3(Scope3)' 규제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별도 협의체를 구성했다.

석유화학사 중에선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이 참여한다. 철강업계에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이 이름을 올렸다.

철강과 석유화학업은 온실가스 배출량 1·2위 업종이다. 철강업의 경우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기 위해 코크스를 사용(고로 방식)하는데, 이는 석탄을 원료로 만들기에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석유화학업 또한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특성상 제품 생산과 연료 연소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두 업종은 글로벌 주요국이 환경 무역장벽을 높이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민관 협력의 목적은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한 정책 발굴·추진 △스코프3 산정 지원 및 지원사업 중장기 로드맵 수립 △석유화학·철강업종 스코프3 산정 안내서 발간 등이다.

기업의 탄소 배출은 성격과 측정 범위에 따라 스코프1과 스코프2, 스코프3로 나뉜다. 스코프1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내뿜는 직접 탄소배출량을 말한다. 스코프2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기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탄소배출이다.

스코프3는 협력업체와 물류, 회사 제품 사용·폐기 등으로 발생하는 배출까지 포함한 '기타 간접 배출'이다. 측정 범위가 워낙 방대한 데다 직접 배출과 무관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선 배출량 산정 및 공시 부담이 매우 크다.


글로벌 주요 ESG 공시 빅3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 관련 공시 규칙 △유럽 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의 유럽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ESRS)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IFRS S1·S2 등인데, 이 중 스코프3 공시 의무를 명시한 건 EU 공시 기준과 IFRS 공시 기준이다.

EU는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통해 내년(회계연도 2025년)부터 대기업과 상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코프3 공시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30% 이상은 EU 소재 대규모 종속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 250명 초과, 자산 2000만 유로 초과, 순매출 4000만 유로 초과 중 2개 이상을 충족하는 자회사는 공시 의무를 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9년부터는 임직원 500명 이상, 자산총액 2500만 유로 이상 또는 순매출 5000만 유로 이상인 역외 기업에도 공시 의무가 부과된다.

미 SEC의 공시 규칙은 최종안에서 스코프3 공시 의무가 제외됐으나 캘리포니아주는 2027년부터 이 의무를 적용하기로 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스코프3 공시가 의무화하면 다른 국가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선 금융당국이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데, 스코프3 도입과 관련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앞서 일본과 캐나다, 호주 등도 스코프3 공시 의무를 1~3년 정도 유예하기로 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기업들의 스코프3 데이터 측정이 어려운 경우 추정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제계는 스코프3를 공시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국과 EU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환경 규제 강화 등에 따라 대응이 시급한 석유화학, 철강 업종의 스코프3 배출량 산정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며 "항후 스코프3 배출량 산정과 관련한 안내서를 발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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