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운용 공모 도전기]'공모 대체' 성과…'퇴직연금 투자' 유산 남겼다④별도 클래스로 신한은행서 자금 투자,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
이명관 기자공개 2025-06-23 11:04:59
[편집자주]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는 여전히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다. 환율, 규제, 구조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자산의 선정과 펀딩, 운용, 회수 전 과정에서 각 운용사별 전략과 해법이 뚜렷하게 갈린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설정한 '하나대체투자일본부동산투자신탁1호'는 2019년 설정 당시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은 공모 대체상품이다. 국내 최초로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된 실물 공모펀드이자, 코로나19 팬데믹과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도 무사히 청산에 이른 몇 안 되는 해외 호텔 딜 중 하나로 기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투자, 운용, 회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실 삿포로(ASIL SAPPORO)에 투자한 하나대체투자일본부동산투자신탁1호는 단순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를 넘어서는 존재였다. 2019년 여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일본 삿포로의 복합호텔 '아실 삿포로'를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펀드 결성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 자본시장에 유례없는 구조 하나가 등장했다. 바로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실물 공모펀드에 투자한 최초의 사례다.당시 하나대체운용은 호텔과 리테일이 결합된 안정적 임대수익 기반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일반 리테일 고객은 물론 퇴직연금 자금도 함께 유입시키는 구조를 설계했다. 퇴직연금은 원금 손실 위험에 대해 보수적인 심사와 투자제한이 따르다 보니 실물 부동산 펀드에 유입되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상품 구조와 운용 방식, 리스크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했고, 금융당국과 수탁사, 판매사 간의 검토도 길게 이어졌다.
이 모든 과정 끝에 신한은행이 선도적으로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자금을 투입했다. 하나대체운용의 시도는 현실이 됐다. 퇴직연금 자금은 별도 클래스(P클래스)로 편입되어 운용됐고, 일반 공모 리테일 자금과 함께 약 515억원의 에쿼티 펀딩이 성사됐다.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도 리테일 판매에 참여해 펀드 설정을 도왔다.
비록 퇴직연금 유입 금액 자체는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제도적으로는 대체투자 시장에 전례 없는 시도가 성공적으로 완결된 첫 사례로 평가받았다. 국내 퇴직연금 자금이 공모 대체펀드를 통해 해외 실물자산에 직접 투자된 첫 기록이자, 지금까지도 비슷한 형태의 시도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설정 직후 터진 반일감정 확산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고, 겨우 투심을 회복해 설정을 마친 뒤에는 곧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글로벌 위기가 닥쳤다. 호텔업은 직격탄을 맞았고, 오프라인 상권의 리테일 시설도 불확실성에 휘말렸다. 퇴직연금 클래스에 담긴 자금은 투자기간 중 수시 해지가 어렵기에, 하나대체운용 입장에서는 더욱 보수적이고 정교한 운용이 요구됐다.
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외부 리스크 국면에서 상품 구조는 빛을 발했다. 루트인호텔 그룹과 체결한 20년 장기 마스터리스, 다층적 리테일 시설의 임대 다변화, 고정 배당 유지 역량은 위기 대응력으로 작동했다. 팬데믹 중에도 펀드는 안정적인 임대수익 기반으로 연 7% 수준의 배당을 유지했고, 배당 유보 없이 지속적으로 수익자에게 이익을 환류했다.
2023년 감정가 하락과 함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수익자총회를 통해 펀드 만기를 2차례 연장하는 과정 역시 퇴직연금 클래스에 담긴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였다. 마침내 2025년 6월, 약 133.3억엔에 호텔 자산을 매각하며 펀드는 누적 기준 약 4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투자자는 원금과 이익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퇴직연금 투자분 또한 무사히 회수되는 구조로 마무리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공모 형태로 구조화된 대체투자 상품에 퇴직연금 자금을 유입시킨 국내 최초 사례로, 실물자산에 대한 연금 및 리테일 자금의 직접 투자 가능성을 입증한 전례로 평가된다. 특히 대체투자 상품이 반드시 사모 형태로만 운용돼야 한다는 기존 관행에 대해 구조적 대안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하나대체운용의 아실 삿포로 투자는 공모 대체투자 시장 내 퇴직연금 자금 유치라는 구조적 실험을 실현한 유일한 사례로, 제도적·운용적 측면에서의 참고 자료로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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