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K-OTT 기대감' CJ ENM, 넷플릭스 대항마 될까3주 만에 30% 급등, 새정부 문화사업 육성 기조 '뚜렷'
변세영 기자공개 2025-06-12 07:58:3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1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K-컬처 큰형님인 CJ ENM의 주가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5월부터 이달까지 우상향 흐름인데요. 9일 종가기준 주가는 6만88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5월 19일 종가가 5만39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주 만에 28%나 상승한 겁니다. 10일 장초반인 11시 기준으로는 7만6000원을 넘겼네요. 5월 20일부터 6월 9일까지 단 하루(6월 2일)를 제외하고 전일 ‘빨간 기둥’을 나타냈습니다.
사실 CJ ENM의 주가는 최근 1년간 다소 지지부진했습니다. 2024년 5월 주가는 9만원에 육박했지만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였는데요. 2024년 8월 7만원대, 10월에는 6만원대, 11월에는 5만원대 중반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2025년 올해 들어서는 5만5000원대에서 6만원대 초반까지 소폭의 급등락을 반복하며 줄곧 박스권에 머물렀습니다.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된 건 5월 말부터입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강한 순매수세를 나타냈습니다. 기관은 5월 28일부터 6월 9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세입니다. 외국인 역시 5월 20일부터 6월 4일까지 장기간 매수에 동참했습니다. 반면 개인은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CJ ENM은 K-컬처의 초석이자 집합체입니다. 1995년 CJ그룹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필두로 당시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던 '드림웍스 SKG'에 3억달러(당시 환율로 2300억원)를 투자하면서 문화사업 진출을 선언한 거죠. 이후 30년에 걸쳐 20여 개 TV채널과 스튜디오드래곤, 피프스시즌, CJ ENM 스튜디오스로 이어지는 멀티스튜디오(제작) 삼각편대를 구축한 게 강점입니다. OTT도 빼놓을 수 없죠. 출범 4년 만에 토종 1위 OTT로 성장한 티빙은 웨이브와 합병을 앞두고 있습니다.
1분기 연결기준 CJ ENM 매출액은 1조1382억원, 영업이익 7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94.3% 급감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주가가 불기둥을 나타내는 건 ‘K컬처’ 공약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입니다.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K컬처 산업을 육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요. K-콘텐츠 창작 과정에 국가 지원을 대폭 늘려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문화강국 도약’이라는 대전제 속에서 후보 시절 K-OTT 육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더글로리 김은숙 작가 등을 만나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OTT를 상대할 수 있는 국내 통합 OTT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토종 OTT 티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Market View
당초 증권가에서 CJ ENM을 바라보는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진 않았는데요. 지난 5월 1분기 실적이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서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DB증권,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화증권, 대신증권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했습니다. 같은 기간 KB증권과 메리츠증권, 하나증권은 목표가를 기존대로 유지했네요. 목표가는 7만원에서 9만6000원대에 형성됐습니다. 물론 ‘매도’를 외친 증권사는 없었지만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일례로 유진투자증권 이현지 연구원은 ‘이해는 하지만 숨길 수 없는 실망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1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큰폭 하회했다”면서 “바닥인 점은 맞지만, 연속적인 분기 수익성 개선 증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죠. 물론 아직 증권사에서는 이재명 정부 문화산업 육성과 관련한 CJ ENM의 산업 전망에 대한 코멘트가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증권사는 아니지만 지난 9일 독립 리서치펌인 ‘스터닝밸류’가 현 상황과 관련해 분석 보고서를 냈는데요.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산업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투자와 세제 지원 등이 실현되면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 Comments

CJ ENM에서 IR을 비롯해 자금 전반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인물은 황득수 경영리더입니다. 그는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도 수행합니다. 1975년 6월생인 그는 CJ그룹 공채로 입사한 후 지주사인 ㈜CJ 등을 거쳐 2022년 10월 임원인사로 CJ ENM으로 적을 옮겼습니다. 전략과 재무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어요.
더벨은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황 CFO와 접촉하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회사의 지원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만큼 바쁜 일정으로 직접적인 코멘트를 듣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경영지원실 산하에 위치한 IR 조직 담당자로부터 주가 상승 배경에 대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CJ ENM IR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주요 콘텐츠의 성과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K-콘텐츠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과 향후 해외 유통 확대, 광고 매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 등이 최근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다만 향후 주가 전망 등을 언급하는 데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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