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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입증' 아리바이오, AR1001 중동 8200억 L/O 의미 글로벌 3상 환자모집 완료, 내년 톱라인 결과 및 상업화 여부 관건

한태희 기자공개 2025-06-11 07:30:01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리바이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박하다. 국내 바이오텍이 도전하기 쉽지 않은 글로벌 3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는 뚝심에도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다. 저조한 기술성 평가 성적, 상대적으로 적은 R&D(연구개발) 비용은 시장의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리바이오는 잇단 파트너십 성과를 통해 기술력을 시장에 증명해내고 있다. 최근 중동 국부펀드 산하의 제약사와 8000억원대 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계약은 작년 중국 기술수출과 달리 계약 상대방을 특정해 시장의 신뢰를 제고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판매 로열티를 포함해 총액을 산정한만큼 임상 결과에 따른 상업화 여부는 지켜볼 대목이다.

◇중동, 중남미 등 지역 판매권 계약, 전략적 투자 유치도 검토

아리바이오는 1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생명과학기업 아르세라(Arcera)와 총 6억달러, 한화 약 8200억원 규모로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액에는 임상 개발과 품목 허가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 판매에 따른 로열티 금액 등이 모두 포함됐다. 선급금 규모는 양사 간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임상 3상 결과와 상업화 여부에 따른 로열티 수령이 관건으로 보인다.

아르세라는 이번 계약을 통해 AR1001의 상업화 기간 동안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및 CIS (독립국가연합) 지역의 AR1001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 개발을 끝까지 담당하며 상업화 후 글로벌 생산 및 공급을 책임진다.

90국에서 2000개 이상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출처=아르세라 홈페이지)

아르세라는 ADQ(Abu Dhabi Developmental Holding Company)가 설립한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이다. ADQ는 아부다비 정부가 2018년 설립한 국부펀드로 비석유 기반 경제 전환과 글로벌 성장을 지원한다. 2023년 말 기준 총자산만 219조원 규모로 알려진다.

ADQ는 작년 보유하던 스위스 아시노(Acino), 이집트 아문 파마슈티컬(Amoun Pharmaceutical Company), 튀르키예 비르기 메파르 그룹(Birgi Mefar Group) 지분을 하나로 통합했다. 지주사 성격인 아르세라를 출범해 생명과학 사업 확장에 돌입했다.

아르세라는 UAE, 스위스,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남아프리카, 터키, 이집트 등 7개국에서 제조 및 패키징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4개 대륙 90개국 이상 지역 유통망을 통해 2000개 이상의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공급하고 있다.

아르세라는 현재 스위스 노바티스 출신의 CEO(최고경영자) 이사벨 아폰소(Isabel Afonso)가 이끌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리바이오로부터 독점 판매권을 확보해 AR1001을 중심으로 뇌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선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중개를 통해 UAE 국부펀드 소속 제약사인 아르세라와 판매권 계약을 맺었고 전략적 투자 유치도 검토 중"이라며 "독점판매권에 대한 권리부여 계약으로 임상 개발은 아리바이오가 끝까지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북미·유럽 시장도 차례로 진출, 2027년 제품 출시 목표

아리바이오와 아르세라는 올해 3월 전략적 투자 및 공동 연구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의 인연은 KDB산업은행의 글로벌 파트너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맺어졌으며 이번 계약은 해당 MOU의 연장선이다.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AR1001은 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5(PDE-5) 억제제 기반의 경구용 치료제다.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신경세포 보호 및 생성촉진, 독성 단백질의 제거 및 축적 억제, 뇌 혈류 개선 등 다중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한다.

SK케미칼이 원천 개발한 후보물질을 아리바이오가 기술도입해 2011년부터 개발을 주도해 왔다.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현재 SK케미칼이 보유한 EU GMP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조권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은 현재 13개국에서 목표 환자 수인 1150명을 초과해 1500명의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톱라인 데이터는 내년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임상 3상 완료 후 품목허가를 신청해 2027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한다.

아리바이오는 앞서 2023년 3월 삼진제약과 1000억원, 작년 3월 중국 제약사와 1조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마친 바 있다. 아르세라와 맺은 계약에 이어 복수의 기업과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의 판매권 계약을 추가로 타진하고 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자료를 통해 "아르세라는 AR1001의 임상 성공 후 계약 지역 환자들이 최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본 계약을 전환점으로 유럽, 미국, 일본 등의 독점 판매권 계약도 차례로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상장사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기업 소룩스와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합병 기일은 오는 8월 26일로 예정돼 있다. 소룩스의 주가는 아리바이오의 아르세라와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10일 장중 29%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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