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풍향계]'지배구조 명가 두각' NH증권, 아쉬운 삼성증권삼성바이오 자문도 담당, 2000년 이후 트랙레코드만 50여건
김슬기 기자공개 2025-06-12 08:01:1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3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 중 기업지배구조 개편 명가로 불리는 곳은 단연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3년간 자본시장 내에서 있었던 기업의 분할에 다수 참여해 왔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 분할·재상장 자문을 맡으면서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쌓을 예정이다.증권사 IB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기업 지배구조 자문에 대해 부러움의 시선을 내보이고 있다.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온 삼성증권 역시 관련 노하우가 상당하다고 평가받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세일즈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꾸준히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관련 영역에서 강점을 다져가고 있다.
◇NH투자증권, 최근 3년간 국내 분할 자문 절반 차지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기업 분할 재상장과 관련된 예비심사 청구는 총 23건이었다. 이 중 총 5건이 심사 철회 및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총 18건의 분할 재상장이 이뤄졌다. 국내에서 분할 재상장 업무를 가장 많이 담당한 하우스는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총 11건의 분할 관련 심사를 청구했고 이 중 코스닥 상장사인 서진시스템과 코스피 상장사인 빙그레가 심사 도중 철회했다. 빙그레의 경우 지난해 11월 인적 분할로 사업회사인 빙그레와 지주사인 빙그레홀딩스로 나누려고 했고 서진시스템 역시 ESS사업부문을 분할하고자 했었다. 다만 양사 모두 계획을 철회하면서 관련 업무를 진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NH투자증권은 18건의 분할재상장 중 9건을 담당, 관련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최근 3년간의 트랙레코드를 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한화갤러리아, OCI, 이수스페셜티케미컬, 폰드그룹, SK이터닉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GS피앤엘 등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 분할 재상장을 담당했다.
지난 5월 22일 발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 분할은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을 알리는 중요한 결정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분리하고 각각 존속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로 나누게 된다. 오는 9월 주주총회를 거친 후 10월말 변경상장과 재상장이 이뤄질 예정이다.
◇대기업 소속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차이점은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 분할 및 재상장 자문은 NH투자증권 IB1사업부 인더스트리1본부가 담당한다. 현재 김형진 본부장이 이끌고 있고 실무는 Technology Industry부가 진행하고 있다. 이번 딜에는 NH투자증권이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계열사인 삼성증권도 참여했다. 딜의 사전작업과 자본시장과의 소통 및 간담회 준비 등에 모두 관여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3년간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그린푸드 분할에만 참여했고 별다른 트랙레코드가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그룹이 진행했던 지배구조 개편에 모두 참여해왔던 만큼 노하우는 풍부하다고 봤다. 이를 영업에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기업 지배구조에 가장 고민이 많았던 대기업은 삼성이었는데 이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해온 하우스는 삼성증권"이라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기업들에게 세일즈를 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개편을 할 때에는 내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데 이를 삼성과 공유하고 싶은 기업은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상황이 다르다. 과거 LG투자증권 시절 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담당했었다. 2001년 작업을 시작했고 2003년 지주사 LG 중심으로 개편됐다. 당시 GS그룹, LS그룹 등으로도 계열 분리됐다. 다만 LG그룹이 카드 사태로 인해 금융업을 포기하기로 하면서 2004년 우리금융, 2014년 NH금융 등으로 대주주가 바뀌었고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가 됐다.
현재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를 비롯, 본부장도 LG투자증권 시절부터 함께 한 인물인 만큼 그룹 지배구조에 관한 경험이 풍부하다. 이후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로 바뀌면서 관련 경험에 대해 세일즈를 할 수 있었고 기업들 역시 NH투자증권을 믿고 자문을 맡길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 이후 130여건의 분할 상장이 이뤄졌고 이 중 50건이 NH투자증권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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