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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헤지펀드 운용사 샘자산운용 '근거있는 자신감' [르포]상공회의소 둥지 6년차, 누적수익률 214%…지역 유지 이어 기관 '수익자풀 확대'

전주(전북)=구혜린 기자 공개 2025-06-13 15:09:59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주에 무슨 헤지펀드 운용사가 있나.' 서울 여의도 또는 강남에 밀집된 일반사모운용사들만을 만나다보니 샘자산운용의 존재를 처음 접할 때 이런 생각부터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전주 소재 헤지펀드 운용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주는 명목상으로만 본사이고 실상은 서울사무소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곳일 것이라는 편견이었다. 지방 소재 부동산 운용사들이 더러 그런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을 떠올렸다.

샘자산운용은 이런 편견을 깨부숴준 곳이다. 서울역에서 KTX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전주역 약 15분 거리에 '진짜' 샘자산운용의 본거지가 존재했다. 전주시 신시가지에 해당하는 시청사거리 전주상공회의소 빌딩. 이 건물 3층에 샘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IFC 입점 운용사 못지 않은 평수의 정갈한 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 있는 운용사보다 좋죠?" CFO를 맡고 있는 채상욱 부사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소재 샘자산운용 본사 내부

샘자산운용은 사무실 연식으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보이는 것보다 업력이 긴 곳이다. 실질적으로 일반사모운용사 라이선스를 확보해 영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부터다. 그러나 운용사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창수 대표는 2002년부터 부띠끄를 차려 주식투자를 해왔다. 사실상 이 부띠끄가 샘자산운용의 전신이다. 17년 후 투자를 위해 교류한 지인(현 수익자)의 도움을 받아 제도권 진입을 결심했다.

수익자가 발 벗고 자산운용사 설립을 도왔다는 맥락은 공식 트랙레코드를 본 뒤 바로 납득이 됐다. 샘자산운용이 공개한 수익률 표에 따르면 2019년 11월 첫 펀드 설정 후 2020년 연간 수익률은 55.51%(BM 30.75%), 2021년 45.87%(3.63%), 2022년 14.22%(-24.89%), 2023년 5.78%(18.73%), 2024년 7.21%(-9.63%)을 기록했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추구한 결과 누적 213.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주에 둥지를 튼 이유는 단순했다. 이창수 대표가 전주 생활권을 떠나본 적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방에서도 헤지펀드가 잘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투자만큼은 정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익자들은 모두 이 대표의 지인으로 좋은 주식을 알아보고 최적의 타이밍을 잡는 이 대표의 눈을 보고 베팅했다. 이 대표는 평소 목소리는 소극적이나 투자 만큼은 대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창수 샘자산운용 대표

이창수 대표는 투자심의가 이뤄지는 회의실에서 하루 운용사 탐방을 온 방문객에게 열띤 투자 교육을 진행했다. 샘자산운용은 원펀드 운용을 고집하는 곳으로 주된 전략은 롱숏이다. 종목을 스크리닝하는 다섯가지 전략을 퀀트 시스템으로 내재화해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취재차 방문한 기자뿐만 아니라 은퇴를 앞둔 개인 등 이 대표의 공짜강의를 수강하러 운용사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운용에 대한 자신감이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의 표정에서 읽혔다. 현재 운용인력은 이 대표를 포함해 총 7명. 정식 운용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함께해온 매니저는 두 명으로 무려 약 20년을 동거동락했다. "만약 숏 포지션으로 헤지를 하지 않았다면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 한 매니저의 말이다. 대우증권 지점장 출신 채 부사장을 포함해 컴플라이언스 및 펀드 리스크 관리 인력도 4명에 달한다.

운용 실력으로 승부한다면 운용사의 소재가 서울이던 전주이던, 부산이던 무슨 상관이 있으랴. 샘자산운용은 최근 모 기관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운용자산(AUM)을 500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그간 수익률에 영향이 있을까 우려해 원펀드 규모를 한정적으로 유지하며 기관 돈을 거절했으나, 올해부터 적극적인 IR을 진행하고 있다. 이창수 대표는 "올해 1000억원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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