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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BNK vs JB]둘만 남은 지방금융, '자본 효율성' 강화로 살길 찾는다①JB, 외형보다 내실 성장으로 돌파구…종합금융 지향하던 BNK, 수익성 제고로 전략 선회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3 12:55:33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2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금융이 대구은행 시절을 뒤로하고 시중은행지주로 전환하면서 지방금융은 BNK금융과 JB금융만 남았다. BNK금융과 JB금융은 각각 다른 지역에 영업 기반을 갖고 있으나 지방금융 한계를 넘어 혁신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구도에 놓여 있다. 지방 경기 악화와 고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새판을 짜야 한다.

먼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곳은 JB금융이다. JB금융은 외형보다 내실 성장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을 정착시켰다.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에 집중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극대화하는 시도가 적중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BNK금융은 종합금융그룹을 표방하며 전통적인 외형 성장 방식을 추구했으나 최근 자본 효율성 강화로 가닥을 잡았다.

◇'ROE 13%' 지방금융 생존법 찾은 JB금융

BNK금융과 JB금융은 지방금융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놓여 있다. 지방에 연고를 둔 산업의 기초 체력이 약화되면서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침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트렌드로 고착화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기업, 개인을 불문하고 고객층이 얇아지고 있다.


파이가 줄었지만 경쟁은 치열해졌다. 수도권에서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중은행이 지방까지 넘보는 형국이다. 지방 주요 기관의 주거래은행 지위를 시중은행이 가져가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소매금융 점유율을 잠식 중이다. 지방금융의 근간인 지역 고객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활용을 늘려가는 추세다.

생존을 위한 혁신 경쟁에서 선수를 친 곳은 JB금융이다. JB금융은 2019년 김기홍 회장이 취임하면서 근본적인 경영 전략에 변화를 줬다. 수익성 높은 자산 성장에 집중하고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내실 성장 전략이다. 시중은행지주와 마찬가지로 몸집을 키우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봤다.

6년이 지난 현재 JB금융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경영 지표를 달성하며 '강소금융'으로 입지를 굳혔다. 연간 순이익은 2000억원을 밑돌다가 7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ROE는 두자리수 달성을 넘어 13%대에 안착했다. 금융지주 중 두자리수 ROE를 꾸준히 유지하는 곳이 사실상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탁월한 자본 효율성이다.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자본적정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JB금융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2%다. 김 회장 취임 전 9% 안팎을 오가는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취월장했다. 13%를 웃도는 시중은행지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만들기에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절치부심' BNK금융,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

JB금융이 약진하는 사이 BNK금융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내실 성장보단 종합금융으로 외형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BNK투자증권 유상증자에 수천억원을 들여 1조원 규모의 자기자본 규모를 갖춘 게 대표적이다. 다만 BNK투자증권은 리테일이나 전통 IB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발목을 잡혔다.

은행도 외형 성장 중심으로 전략을 세웠다. 2023년 자산 규모 60조원대인 경남은행이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부산은행도 지역을 대표하는 금융 기관으로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말 기준 ROE 7.62%에 그친 것도 오랜 기간 외형 중심 성장 전략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내실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정리하는 과감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지속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ROE를 1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한 지방금융 관계자는 "iM금융이 시중은행 전환을 선언할 정도로 지방금융 경영 사정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에 앞서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한데 JB금융이 높은 ROE를 달성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BNK금융도 뒤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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