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토리]'신규 슬러리 양산' 와이씨켐, 일본 수입품 대체 성공제4공장 생산 거점, 유리기판 코팅제 개발 막바지
성주(경북)=전기룡 기자공개 2025-06-12 08:01:35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0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이씨켐은 반도체 공정용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세계에서 처음 ArF(193㎚ 파장)와 KrF(248㎚ 파장) 포토레지스트용 린스를 양산한 것이 성장 발판이 됐다. 2022년에는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용 린스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했다.IPO 이후에는 캐파 확대에 공을 들였다. 기존 제1·2·3공장에 이어 성주산업공단에 제4공장을 증설했다. 특히 제4공장 내 'S동'은 와이씨켐이 전략적으로 구축한 생산시설이다. 모든 제품군들을 제조·포장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캐파 투자에 힘입어 와이씨켐의 차기 먹거리들도 가시화되는 추세다.
◇제4공장 신규 투자, EUV 포토레지스용 린스 생산 거점
더벨은 지난달 29일 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와이씨켐 본사를 방문했다. 와이씨켐은 본사와 인접한 제1·2·3공장과 함께 성주산업공단 내에 제4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5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규 공장도 매입했다.
생산시설 중에서는 본사에서 차량으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제4공장을 살펴볼 기회가 주어졌다. 제4공장은 와이씨켐이 IPO 이전부터 약 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던 곳이다. IPO 이후 유입된 순수입금 360억원 가운데 160억원도 추가 투자를 진행 중이다. 대부분 금액이 신규 제조동인 S동에 배정됐다.
S동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생산설비의 노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별도의 교체 창구를 마련했다. 포토 소재 외에 웨트캐미칼(Wet chemical), 포토레지스트용 린스 등 취급하는 모든 제품군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간을 짰다. 와이씨켐이 코스닥에 안착하는데 공헌한 EUV 포토레지스트용 린스를 제조하는 곳도 바로 S동이다.
EUV 포토레지스트용 린스는 반도체 공정에서 미세 패턴이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소재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정의 수율과 생산 효율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개발은 이미 지난해 마쳤다. 본격적인 양산을 앞둔 단계인 만큼 향후 매출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와이씨켐 관계자는 "기존 주력 제품들을 꾸준히 고도화하는 동시에 EUV 포토레지스트용 린스와 같이 핵심 소재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며 "그간 독일 소재의 기업들에 의존했던 소재군이기 때문에 국산화 자체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리기판 새 먹거리, 막바지 미세 조정 단계
와이씨켐의 차기 먹거리인 유리기판용 핵심 소재들도 제4공장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포토 공정에 포토레지스트와 웨트캐미칼을 제조·공급하는 과정에서 담보된 기술력이 주로 활용됐다. 초기에는 유리기판 소재의 주요 품질이슈인 파손(Broken)과 휘어짐(Bending)을 방지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코팅제를 일차적으로 개발했다.
지금은 접착력을 보다 강화한 코팅제를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유리기판 특성상 일반적인 웨이퍼보다 접착력이 떨어지는 만큼 전해질을 부착할 때 품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을 시작했다. 내부적으로는 90%가량 개발이 진척된 상태로 보고 있다. 막바지 미세 조정이 이뤄지는 단계다.
그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슬러리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슬러리는 기계적 연마 역할을 수행하는 연마입자와 화학첨가제가 혼합된 용액이다. 반도체 6대 공정 중 하나인 평탄화(CMP) 공정에 주로 사용된다. 웨이퍼에 회로를 쌓을 수 있도록 불균일한 층을 평탄하게 만드는 게 슬러리의 역할이다.
사업보고서상 와이씨켐은 슬러리를 기타전자재료부문으로 분류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기타전자재료부문의 매출비중은 7.5%다. 포토소재부문(45.8%), 웨트캐미칼(32.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지만 슬러리와 절삭유(Wafering process chemical)를 합친 금액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졌다.
반전은 와이씨켐이 그간 일본기업으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던 슬러리를 국산화한 후 시작됐다. 아직 구체적인 슬러리 종류와 예상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해당 슬러리류가 양산 단계에 돌입할 시 한 가지 품목만으로도 와이씨켐이 지난해 기타전자재료부문으로 올린 매출액(31억원)을 훌쩍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와이씨켐의 강점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라며 "포토 소재와 웨트캐미칼, 포토레지스트용 린스 등을 모두 취급하는 반도체 소재기업은 와이씨켐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할 때도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 다방면에서 누적된 기술력을 복합적으로 응용하고 있어 성과도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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