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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장 이어가는 NPL]1.7조 쏟아진 NPL, 총알은 누가 가장 잘 썼나[총론] 연간 10조 시대 열릴까…유암코·대신 주도, 하나의 복귀, 우리금융 관망

김보겸 기자공개 2025-06-13 12:55:46

[편집자주]

2024년 국내 부실채권(NPL) 시장은 연간 기준 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2025년 1분기에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NPL 매물이 쏟아지며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거대한 NPL 시장을 실질적으로 흡수하는 주체는 5개 NPL 전업투자사다. 올 들어선 은행계 NPL 전업사들의 움직임에도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10조원 시대를 넘보는 NPL 전업사의 조달과 매입, 실적 흐름을 짚어보고 향후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PL 시장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22년 2조4000억원이던 국내 NPL 시장 규모는 2023년 5조6000억원, 2024년에는 8조3000억원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올 들어서도 이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1분기에는 1조6657억원에 달하는 은행권 NPL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10개 은행이 내놓은 물량이다.

통상 반기와 연말에 NPL 매물이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 9~10조원 수준까지도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를 중심으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5대 NPL 전업투자사의 주요 투자 대상인 1금융권 담보채권 및 회생채권 중심의 매물은 회수율이 높고 투자자산 질도 양호하다. NPL 전업사 입장에서는 놓쳐서는 안 될 물건인 셈이다.

◇유암코 독주 체제…대신F&I, 본업 집중하며 추격전

2025년 1분기 NPL 시장에서도 유암코의 독주가 이어졌다. 유암코는 총 6513억원어치 NPL을 낙찰받으며 점유율 39%를 기록했다. 양적으로는 단연 1위다.

(출처: 삼일회계법인, 삼정KPMG)

뒤를 이은 곳은 대신F&I다. 대신F&I는 같은 기간 4537억원의 NPL을 매입해 점유율 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로부터 부동산 개발 관련 자산 비중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20%를 넘는다는 이유로 등급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되기도 했지만 올 들어서는 부동산개발 투자보다 본업인 NPL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신F&I는 지난해 PF 투자 관련 개발이익을 실현한 뒤 본격적으로 NPL 투자 비중을 확대 중이다. 투자자산의 질을 개선하고 실적 안정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속도전 나선 하나F&I…우리F&I는 보수적 기조 유지

은행계 NPL 전업사에서는 전략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나F&I는 지난해 지주 차원의 RWA(위험가중자산) 관리 기조에 따라 매입을 다소 억제해왔다. 그러나 2025년 들어서는 다시 매입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분기 하나F&I의 매입 규모는 3984억원으로 점유율 24%를 기록했다. 점유율 2위 대신F&I와는 3%포인트 차이다.

하나F&I가 내부 규제와 RWA 부담 속에서도 연초 NPL 매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향후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NPL 부문의 중요성이 부각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우리금융F&I는 여전히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NPL 매입 규모는 565억원으로 전체 점유율은 3%에 그쳤다. 자산 건전성 및 자본비율 관리에 보다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키움F&I도 꾸준히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총 1058억원 규모의 NPL을 낙찰받아 점유율 6%를 기록했다. 아직 선두권과의 격차는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유진자산운용도 1분기 입찰에 참여했으나 낙찰에는 실패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했다.


◇실탄 장전…1분기 조달 1.2조, 49% 급증

NPL 매물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도 필수다. 올해 1분기 5대 NPL 전업사가 조달한 자금은 총 1조2540억원으로 전년 동기(8410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다.

특히 유암코는 공격적인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실탄을 빠르게 확보한 뒤 매입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신F&I도 회사채와 유상증자 등 조달 방식을 다양화하며 규모도 크게 늘렸다. 키움F&I도 전년과 달리 1분기부터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입찰에 참여했다. 반면 우리금융F&I는 조달 없이 보유한 자산 운용과 자본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025년 1분기 기준 5대 NPL 전업사의 총자산은 17조3770억원으로 지난해 말 15조9119억원에서 약 9% 증가했다. 이 중 유암코는 총자산이 6조614억원에서 7조390억원으로 16%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자산 성장을 기록했다. 하나F&I도 2조7971억원에서 3조971억원으로 11% 늘었다. 키움F&I는 7%, 대신F&I는 2% 증가했다. 반면 우리금융F&I는 1조2519억원에서 1조2365억원으로 1% 줄며 유일하게 자산이 감소했다.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5년 1분기 5대 NPL 전업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735억원으로 전년 동기(601억원) 대비 22.3% 증가했다. 순이익은 633억원으로 같은 기간 438억원에서 44.5% 뛰었다. 다만 NPL 투자는 투자 이후 실제 회수까지 통상 3~5년이 걸리는 구조라 최근 NPL 시장 호황과 매입 확대가 당장 이번 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업사들의 매입 확대는 장기적으로 실적을 뒷받침할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NPL 전업사는 투자 자산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회수와 재투자 사이클이 안정화하며 수익성이 개선되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구조다. 지금의 자산 확장은 곧 향후 실적 개선의 구조적 기반을 쌓는 작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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