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지방의 품격' 경남은행, 이사회 평가 톱티어 진입[은행]전체 은행권 2위…'평가개선' 톱, 견제·경영성과 개선 필요
허인혜 기자공개 2025-06-19 08:15:55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더벨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0시5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은행은 BNK금융지주 산하에서 부산은행과 함께 쌍두마차 역할을 맡고 있다. 2025년 금융사 이사회 분석에서도 두 은행은 나란히 톱티어 성적을 기록했다. BNK지주의 체계적인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 기준이 두 자회사에 고르게 작동하면서 시중은행·인터넷은행·지방은행을 아우른 전체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하게 됐다.경남은행도 형제 부산은행과 마찬가지로 여러 항목에서 고르게 고득점을 획득했다. 특히 평가개선프로세스에서는 5점 만점에 가까운 4.6점을 기록했다. 공동 1위 은행들과 같은 점수이면서, 전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스코어다. 이사회의 자체 평가와 외부 평가 체계의 완성도가 두드러졌다. 구성부문에서도 사외이사의 역할이 두드러지며 고평가를 받았다.
다른 항목들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가운데, 견제기능과 경영성과 부문은 상대적으로 점수 상승의 여지가 있는 항목으로 나타났다. 두 부문 모두 평점 3점대를 기록했다. 이 중 경영성과는 총주주수익률(TSR) 등 주요 지표에서 은행 상위권에 오르며 부산은행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경남은행, 전체 은행권 2위…시중은행 눌렀다
theBoard가 실시한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220점 만점에 170점으로 전체 은행 중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평가대상 기업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 모두 13곳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대 공통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지난 3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및 2025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경남은행은 대부분의 시중은행을 앞섰다. 경남은행보다 총점이 높은 시중은행은 하나은행이 유일했고 총점 차이도 3점으로 근소했다. 인터넷은행이자 은행권의 메기인 카카오뱅크와는 어깨를 견줬다. 지방은행의 규모를 고려할 때 발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당기순이익으로 비교하면 경남은행의 지난해 연말 당기순이익은 연결·별도 모두 약 310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가 같은 기간 4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톱3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원을 넘겼다. 경남은행은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이익 규모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선진화 측면에서는 오히려 우위를 점했다.
부산은행과 마찬가지로 BNK지주의 규범과 설치 기구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항목들이 전체 평점을 끌어올렸다. 최고경영자 승계 계획부터 ESG 전략까지, 지주 차원의 제도와 기준이 자회사에 일관되게 적용되며 평점을 끌어올렸다. 경남은행은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은행업권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항목들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은행권 '톱' 평가개선 부문…한발 앞선 구성·참여도·정보
경남은행 이사회의 가장 큰 장점은 어느 항목이 크게 모자람없이 육각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평점을 보인 부문은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4.6점의 평점은 지방은행은 물론 모든 은행권을 통틀어도 최상위권의 점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이사회 활동 평가와 그 내용의 공개, 평가 수행의 깊이와 반영 등 '평가'에 관한 거의 대부분의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에서 지배구조 기준 B+를 받으며 외부 거버넌스 평기기관 등급에 따른 점수는 4점을 기록했다.
경남은행은 매년 이사회 평가와 직원평가, 참석률을 기준으로 이사회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최근 1년을 기준으로 2025년 시행한 평가에서는 S등급을 책정했다. 이사 각각에 대해서도 상호평가와 직원평가, 외부 정성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재선임 여부에 반영한다.

구성과 참여도, 정보접근성도 평점 4점대를 넘겼다. 경남은행은 이사회 산하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ESG위원회, 보수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감사위원회 등의 소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산하 지원부서도 모두 마련돼 있다. 김민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견제기능·경영성과, 개선여지 충분…TSR '상위권'
견제기능과 경영성과 부문은 모두 평점 3점대를 기록했다. 다른 항목에서 고득점을 거둔 만큼 향후 개선 여지가 충분한 항목으로 평가된다.
견제기능 부문에서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경영진 승계 절차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매겨졌다. 특히 경영진이 배제된 사외이사 단독 회의 미개최, 자체 승계 절차에 대한 사전 점검 부족, 승계 준비 기간의 미흡 등이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
경영성과 부문에서는 TSR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56.78%로 나타났다. 다만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중위권과 중하위권에 오르며 각각 2점과 3점을 부여 받았다. ROA는 0.60%, ROE는 8.6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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