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롯데지주 PRS, 한국·삼성증권 조력자 역할 주목한화솔루션 조달도 적극 지원, 공격적 투자 기조 '무게'
권순철 기자공개 2025-06-17 08:03:4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14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1200억원을 확보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조력자를 자처했다. 두 증권사가 롯데글로벌로지스 주식을 양수 받는 대신 자금을 지원한 것인데 한국증권과 삼성증권이 8대 2의 비율로 주식을 나눠 가졌다.증권업계에서는 근래 한국증권과 삼성증권의 투자 기조가 수렴하는 듯한 모습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양사는 롯데지주뿐만 아니라 한화솔루션 등 조달 여건이 여의치 않은 대기업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영구채, PRS 등 다양한 조달 옵션들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지주 풋옵션 부담 일단락…한국·삼성, 롯데글로벌 주식 인수 비율 '8대 2'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최근 물류 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 풋옵션 대금 조달을 일단락지었다. 지난 5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코스피 상장을 철회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인 에이치PE는 주주 간 계약에 의거, 보유한 747만2161주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롯데지주에게는 604만4952주에 대한 대금 지급 의무가 발생했다.
지주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주관사들과 PRS 계약을 체결하며 급한 불을 껐다. 한국증권과 삼성증권이 풋옵션 대금을 지불하는 대신, 롯데지주는 롯데글로벌 주식(604만4952주)을 증권사들에 처분하는 구조다. 두 증권사가 주식을 처분할 때 주가가 계약 체결일 기준금액(2만838원)을 밑돈다면 롯데지주는 이자 수수료와 함께 차액까지 지급해야 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국증권과 삼성증권의 인수 비율에 있다. 롯데지주가 양수한 604만4952주 가운데 한국증권은 479만8925주, 삼성증권은 124만6027주를 나눠 가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 당시 두 증권사가 각각 485만6904주를 총액 인수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증권의 행보에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증권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의 주식을 책임졌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하우스의 투자 기조가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상황적으로 충분히 한국증권과 5대 5의 비율로 지분을 가져갈 수 있었다"며 "롯데지주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 계열사 딜에도 적극적으로 오퍼를 넣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기업 PRS 연일 '출사표'…한국·삼성 움직임 '수렴'
그간 삼성증권에 대한 업계의 인식을 감안하면 근래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삼성증권과 한국증권 모두 비은행 계열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위험 관리에 유독 신중한 스탠스를 내비쳤던 곳을 고른다면 삼성증권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한국증권은 공격적으로 수익 기회를 창출하는 접근을 장기간 고수해온 축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롯데지주와의 거래에 있어 지난해 두 증권사의 행보는 수렴하는 경향을 띄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처음으로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총 3500억원 가운데 한국증권은 500억, 삼성증권은 400억원 규모를 책임졌다. 대기업의 사모 영구채는 증권사 자체 북(book)으로 한동안 보유하는 경우 탓에 리스크를 짊어져야 할 측면이 있다.
롯데지주 뿐만 아니라 한화솔루션의 조달에서도 두 증권사가 엇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권은 최근 대신증권과 함께 한화솔루션의 미국 자회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이 발행한 사모 신종자본증권 7000억원 가운데 1000억원 규모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이외에도 독일 법인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PRS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한 증권사들은 익스포져 관리 차원에서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삼성증권도 당시 3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책임졌지만 이번 PRS에서도 주관사 자격을 갖추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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