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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부코핀의 추억 [thebell desk]

조은아 금융부 차장공개 2025-06-20 12:00:31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벽한 KB금융에 부족한 한 가지를 꼽자면 이견 없이 해외 사업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KB뱅크(옛 부코핀은행)는 중심에 서있다. KB금융의 해외법인 가운데 규모는 가장 크지만 좀처럼 덩치값을 못했던 탓이다.

현재 KB뱅크는 자회사 KB부코핀파이낸스 매각을 추진 중이다. JB우리캐피탈과 막바지 조율 단계로 조만간 매각이 확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KB뱅크의 자본비율이 개선되면서 KB뱅크의 정상화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KB뱅크는 오랜 부진을 털어내고 정상화 궤도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꾸준한 노력의 결과 부실여신이 계속 줄어들고 우량여신의 신규 취급은 늘어나고 있다.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조달비용 역시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에도 들어섰다. 아마 올해는 그토록 기다리던 연간 흑자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안팎으로 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KB뱅크의 반등이 상당히 반갑다. 2020년 처음 KB국민은행이 KB뱅크의 지분을 확대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따라붙던 의심과 불신의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생명인 해외 사업에 이제 와서, 그것도 이미 부실한 은행에, 작은 돈도 아니고 거금을 투자한다는 KB의 승부수를 두고 응원보다는 '글쎄'라는 삐딱한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마음이 미안하게 실제로도 한동안 고전해온 것 역시 사실이다. 최근 3년간 KB뱅크가 낸 순손실을 더하면 1조4000억원에 이른다.

지금에 이르러 한숨 돌리고나니 쉬워보일 수 있지만 희망을 보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내부적으로 수많은 노력이 있었겠지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최근 현지인을 은행장으로 선임한 일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KB 내부 인재를 두고 해외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상징성 역시 남다른 곳을 현지인에게 맡긴다는 건 그간의 실패를 인정하고 그 원인을 명확하게 찾았다는 방증이다. 은행장까지 지낸 거물을 '험지'인 글로벌사업부문장에 앉힌 결단 역시 KB뱅크를 살리기 위한 내부 고민이 치열했음을 보여준다.

금융권에선 성공한 해외 진출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신한은행의 베트남법인이다. 지금에야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며 진출 당시의 일화가 무용담처럼 전해져 내려오지만 어찌 굴곡이 없었을까. 좋으면 추억, 나쁘면 경험이라는 말처럼 KB뱅크도 KB의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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