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금융지주 RWA 매니징 점검]하나금융, 기업금융 성장 속도 조절 빛 발했다①리딩뱅크 등극 이끈 중기 대출 '소프트랜딩'…높은 주담대 비중으로 안정성 담보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9 12:36:22

[편집자주]

시중은행지주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금융 성장을 목표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던 1~2년 전과 달리 올해는 자본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밸류업이 은행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매니징을 대출 성장보다 우선시하게 된 영향이다. 앞으로는 순이익 규모보단 밸류업 성과로 CEO와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핵심인 RWA 매니징 현황과 중점 과제를 사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1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이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22~2023년 리딩뱅크 등극 동력이었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대폭 낮췄고 올해는 역성장을 감수하며 리밸런싱에 돌입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위험가중치가 높아 RWA 관리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가계대출도 RWA 관리에 용이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가계대출 내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높여 위험가중치 부담을 줄였다. 주담대의 경우 담보가 존재해 기업대출이나 다른 가계대출에 비해 위험가중치가 낮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성과 평가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효과를 봤다.

◇위험가중치 부담 큰 중기 대출, 올들어 역성장

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RWA 28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279조원에 비해 4조원(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RWA 성장률은 5% 이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 RWA 성장률은 지난 수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 22조원, 2023년 20조원, 2024년 19조원씩 RWA가 증가했다. 증가율은 각각 10.1%, 8.3%, 7.3%다.

하나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급증하면서 RWA가 가파르게 늘었다. 신용등급 BB- 이하 중소기업 대출에는 150% 이상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대출 증가액보다 1.5배 많은 RWA가 쌓이는 셈이다. 하나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22년 10조7510억원(9.8%), 2023년 12조4960억원(10.4%)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성장은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등극 전략 일환이었다. 하나은행은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외환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소매금융 고객을 꾸준히 늘렸으나 기업금융은 법인 대출에 강세였던 은행을 인수한 경쟁사와 비교해 고객층이 얇았다. 외환은행 인수 후 자본비율이 안정화되면서 대대적으로 기업금융 영업에 나설 적기라고 판단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추진한 전략이기도 하다. 함 회장은 임기 초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른 계열사보다 은행의 성장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봤다. UBS가 보유한 하나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한 것 외에는 M&A에 나서지 않으면서 은행 RWA 성장을 용인할 수 있었다.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하나은행이 2022~2023년 2년 연속으로 시중은행 순이익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2024년 들어서는 기조가 변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2조770억원(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타행의 경우 지난해에도 중소기업 대출에 고삐를 당겼으나 일찌감치 외형을 키워 놓은 하나은행은 속도를 조절이 가능했다. 지난해 하반기 고환율 기조에 따른 RWA 증가로 경쟁사가 애를 먹을 때도 하나은행은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올해 1분기에는 중소기업 대출을 520억원(4%) 줄이며 리밸런싱 국면에 돌입했다. 수익성이 담보되는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자본비율을 추가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RoRWA 중심 성과평가 체계 정착

가계대출 분야에서도 RWA 관리를 중시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하나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36조원이다. 주담대는 107조원으로 가계대출 내에서 78.7%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소매금융 강자인 KB국민은행의 60.9%보다 18%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우량 담보 존재로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 중심으로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하나은행의 분야를 가리지 않는 RWA 관리 노력으로 그룹 자본비율 개선 작업이 한결 수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 RWA는 20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은 234조4000억원, 신한은행은 223조2000억원이다. 순이익 측면에서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는 입지에 있으면서도 RWA는 20조~30조원 적다.

선제적으로 RoRWA 중심 성과평가 체계를 구축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 RoRWA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위험가중치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총자산이익률(ROA) 등의 수익성 지표와 차이가 있다. 하나금융은 타행에 앞서 CEO 성과평가 지표로 RoRWA를 활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