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신성장 동력]하나생명 요양업에도 하나더넥스트…남다른 그룹 지원⑬신한·KB와 달리 은행 출신 대표…그룹서 M&A 대신 택한 핵심모델과 시너지
정태현 기자공개 2025-06-20 12:02:26
[편집자주]
보험사들의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유독 심각하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콜옵션 행사 불허, 가교보험사 지정과 같은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면서다. 저금리·고령화에 계리적 가정 변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라는 변수가 맞물리면서 업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분위기를 바꿔줄 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보험사들의 신성장 동력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16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생명보험이 요양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공식 출범했다. 금융지주계 보험사 중에선 다소 출발이 늦었지만, 다른 곳들보다 금융그룹으로부터 더 큰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요양사업은 하나금융그룹이 세운 비은행 강화 전략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된다.하나금융이 인수합병(M&A) 대신 전략적으로 '하나 더 넥스트'에 매진하는 만큼, 요양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유일하게 은행 주요 임원을 초대 대표로 선임한 점도 그룹의 남다른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표에 황효구 글로벌그룹장, 그룹계 중 은행 임원 유일
하나생명은 이달 16일 자회사인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하나라이프케어)를 법인으로 설립한다는 등기를 신청했다. 요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회사로 발돋움할 방침이다.

하나생명은 요양사업을 전략 사업으로 선정하고,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운용 역량을 확보하고자 하나라이프케어를 출범했다. 우선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요양시설을 설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요양 시설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해서다.
하나생명은 같은 금융지주계 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생명에 비해 요양사업 진출이 다소 늦었다. KB라이프는 요양원, 데이케어센터, 실버타운을 모두 운용 중이고 신한라이프도 기존 데이케어센터에 이어 올해 하반기 첫 번째 요양시설을 설립한다.
다만 금융그룹이 요양사업에 부여하는 무게감은 두 곳보다 더 크다는 평가다. 대표이사 선임에서부터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나라이프케어 초대 대표는 황효구 전 하나은행 글로벌그룹장이다. 글로벌 사업을 20년가량 담당한 해외통이다. 내부적으로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고 신사업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계 인물을 자회사 대표로 보낸 건 하나생명뿐이다. KB라이프는 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 안상봉 전 KB손해보험 감사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도 신한금융플러스 LC부문 대표를 역임한 보험계 인물이다.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전략 '마지막 퍼즐'
하나금융이 그룹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하나 더 넥스트'에 거는 기대도 특별하다. 하나금융은 수익성 측면에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장기간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했지만, 자본 지표와 시장 여건상 하나 더 넥스트에 매진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한 직후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핵심 모델로 하나 더 넥스트를 지목했다. 은행·증권·보험·카드업 등 자산 관리 역량을 총망라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시장 여건이 좋지 않자 M&A는 그 뒤로 미루고, 자체적으로 비은행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함영주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자생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의 M&A는 오히려 조직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공표한 만큼 이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라이프케어가 하나 더 넥스트의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 은행에서 자산 관리 상담을 받던 고객이 보험 가입뿐만 아니라 요양 서비스로 이어지는 고부가 가치 사업 모델을 완성지을 수 있어서다. 요양 서비스는 최소 2~3년 이상 머무는 장기 고객이 주를 이루는 만큼, 하나 더 넥스트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건강을 케어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보험사로 성장할 계획"이라며 "향후 재가 요양, 서비스형 시니어 주거 사업을 차례대로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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