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BNK vs JB]은행업 집중하는 JB, 비은행 강화 원하는 BNK⑥JB 증권·보험 없이 은행·캐피탈 강화…BNK 증권사 증자 이어 생보사 인수 타진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23 12:27:10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07시0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과 BNK금융이 차별화된 방식으로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JB금융은 은행업에 초점을 맞춘다.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인수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북은행, 광주은행 '투 뱅크' 성장에 집중하고 은행과 마찬가지로 여신을 제공하는 JB우리캐피탈을 육성하고 있다.BNK금융도 은행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으나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JB금융과 차이가 있다. 전임 회장 시절 BNK투자증권에 대대적으로 자본을 투입해 외형을 키운 것도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이었다. 아직 포트폴리오에 없는 생명보험업에 진출하려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JB '강소금융' 지향…증권·보험은 '대규모 자본' 필수
JB금융은 지주 산하에 5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JB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은행업권에 속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그룹의 주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커진 JB우리캐피탈도 은행업의 기능 중 하나인 여신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면서 JB금융은 은행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곳이 됐다. 같은 지방금융인 BNK금융은 2009년 부은선물을 통해 증권사 라이선스를 획득해 BNK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최근 시중은행지주로 전환한 iM금융은 2018년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해 현 iM증권을 두고 있다.
JB금융은 보험사가 없는 은행지주 2곳 중 1곳이기도 하다. 시중은행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던 우리금융이 최근 동양생명 인수를 확정하면서 4대 시중은행지주에는 모두 보험사가 있다. iM금융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했고 지금은 iM라이프가 됐다. BNK금융과 JB금융 만이 보험 계열사가 부재하다.
JB금융은 증권사는 물론 보험사 인수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강소금융을 지향하는 그룹 경영 전략에 부합하지 않아서다. JB금융은 자본 규모는 작지만 효율성을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증권업과 보험업에 진출하려면 기존 금융사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필수여서 전략 변화 없인 불가능하다.
JB금융은 은행업과 캐피탈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되 경영 원칙에 부합하는 M&A에는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자산운용업은 고객 자산을 운용해 수수료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로 큰 자본 부담 없이 몸집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사 KB부코핀파이낸스 인수를 타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BNK 보험업 '호시탐탐'…대주주 적격성 회복 우선
BNK금융은 JB금융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2009년 일찌감치 증권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 아닌 선물회사에 증권업 라이선스를 붙이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비은행 강화 의지가 엿보인다. 증권업이라는 비히클(Vehicle)만 있을 뿐 영업에 활용해야 하는 자본을 온전히 그룹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외부 인사인 동시에 증권맨 출신인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을 영입하면서 비은행 강화 기조가 한층 강해졌다. BNK투자증권 유상증자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BNK투자증권은 2018년, 2020년, 2021년 각각 2000억원 규모로 유증을 단행했다. 지주가 총 6000억원을 지원한 셈이다.
최근엔 생보사 인수도 타진했다. 지난해 사모펀드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타진했으나 무산됐다. 생보사 인수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계열사 추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우선 풀어야 한다. BNK금융은 벌금형을 받은 2021년 10월에서 5년이 지난 2026년 10월이 돼야 대주주 적격성을 회복할 수 있다.
지방금융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주 영업 지역이 있으나 증권사는 전국구 플레이어와 경쟁해야 하고 보험사도 마찬가지"라며 "지방금융 입장에서 비은행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것이 만만치 않으나 각 그룹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계열사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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