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프리미어, 1조 클럽의 무게 [thebell note]

최재혁 기자공개 2025-06-20 08:07:59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0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시장에서 '1조 클럽'에 진입하는 건 단순한 펀드레이징을 넘어선다. 운용사의 존재감과 역량이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인정받았다는 신호다. 프리미어파트너스 역시 최근 1조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면서 그 대열에 올랐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1조 클럽 하우스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숙제는 투자 환경의 변화다. 백억원대 투자에 익숙했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펀드 사이즈가 커질수록 투자 단가는 자연히 올라가고 옥션(Auction)도 불가피해진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딜은 사적 거래로 흘러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는 전통적으로 옥션에 강한 하우스는 아니었다. 공격적으로 밸류에이션을 밀어붙이기보다는 내실 위주의 협상을 지향해왔다. 협상 테이블 위에서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대형딜 경쟁에서 아쉬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바로 그 보수성과 선별력이 프리미어의 경쟁력을 만들었다. 크래프톤, 메디트, SKIET 등에서 보여준 초기 선점과 성장 판별 능력은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프리미어는 그렇게 '그로쓰 DNA'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쌓아왔다.

메가커피, 바임에서 보여준 바이아웃 전략도 그 연장선에 있다. 보라티알과의 협업으로 하방 리스크를 통제했고, 바임은 PMI 완수 이후 시장가치가 1년 만에 10배 이상 뛰었다. 신중하면서도 치밀한 바이아웃의 교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1조라는 덩치는 프리미어를 또 다른 무대로 이끌고 있다. 1000억대 그로쓰 투자는 대부분 대기업 레벨에서 벌어진다. 폭발적 업사이드 대신 안정과 규모의 게임으로 성격이 바뀐다. 크레딧 하우스와의 접전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프리미어는 손실 펀드가 없는 하우스다. '저위험 중수익'이라는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원칙을 꾸준히 지켜왔다. 축적된 트랙레코드가 이번 1조 펀드에서도 유효할 것이란 믿음이 깔려 있다.

지금 IB 업계 곳곳에서는 이런 말이 오간다. "프리미어 1조 펀드의 마수걸이 투자는 어디일까." 이른바 미다스의 손이 어디로 뻗어갈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결국 프리미어가 증명해야 할 것은 처음부터 지켜온 본질일 것이다.

돈을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법을 아는 것. 그것이 프리미어가 쌓아온 진짜 실력이다. 이제 1조 클럽의 무대에서 그 실력을 다시 증명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