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끔 압구정 현대아파트 근처를 지날 때면 2년 전 여름, 정영균 희림건축 회장의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이 떠오른다. 정 회장은 압구정3구역 설계 수주전 때 해안건축과 경쟁하면서 현장을 직접 누볐다. 마이크도 없이 조합원들을 하나하나 응대하며 설계안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설명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서울시 지침 관련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정 회장은 직접 전면에 나섰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희림은 국내 최고 부촌의 설계권을 거머쥐었다.
최근 서울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희림을 비롯한 주요 건축사사무소들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 중에서도 희림은 건축전문 설계회사 중 유일한 상장사이자 업계 1위로 꼽힌다.
건설경기 침체기에도 희림은 멈추지 않았다. 1년 사이 신사업 자회사를 5곳 설립했다. 고급 스마트가구, 자율주차 시스템, 미술품 플랫폼 등 타사들이 쉽게 나서지 못한 영역까지 손을 뻗었다. 고급주택 워너청담을 시행한 경험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하이엔드 주거 사업 경쟁력을 강화로 이어졌다.
전문업체에 외주를 줄 수도 있는 분야까지도 스스로 팔을 걷어붙여 뛰어드는 모습이다. 업계 1등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주도적으로 발굴하려는 회사라는 인상을 준다.
국내 시공사들이 해외 유명 설계사와 손잡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희림은 자체 역량으로 약 50개국에서 300건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글로벌 건축사’ 위상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사우디와 인도 법인도 추가했다. 신사업을 위한 조직개편도 유연하게 진행했다. 리더십 체제를 정비하고 글로벌·모듈러사업 전담 조직도 강화했다.
'희림건축' 하면 욕심 많은 모범생 이미지가 떠오른다. 설계 인력과 사업 규모 면에서 이미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해외 진출 국가 수도 가장 많다. 하지만 희림을 진짜 1등으로 만드는 건 핵심 설계공모를 놓치지 않겠다는 집념,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신사업 확장, 끊임없이 새로운 해외 무대를 개척하려는 추진력이다.
희림이 1등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들이 설계하는 프로젝트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와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부산 영화의 전당, 코엑스몰, 송도 포스코타워는 모두 각 지역의 상징이 됐다. 지금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 그리고 압구정과 한강변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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