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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투지바이오 특허전략]"글로벌 '에버그리닝' 집중 분석, 다케다 통해 얻은 교훈"③이희용 대표 "특허장벽에 가로막힌 경험서 비롯, 초기부터 치밀한 전략"

정새임 기자공개 2025-06-23 09:10:29

[편집자주]

특허는 회사의 핵심 기술을 지키는 방패이자 시장을 선점하는 창이다. '에버그리닝 전략'이 통상 신약의 특허 만료를 늦추는 방어수단이었다면 최근엔 제형 기술 기반 기업들도 자사 기술 보호를 위해 공세적인 특허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투지바이오는 빠른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더벨은 국내 대표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 기업 지투지바이오의 특허전략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투지바이오가 약효 장기지속형 기술과 이를 적용한 파이프라인 특허에 공고한 진입장벽을 쌓게 된 건 창업주인 이희용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다케다제약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특허전략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글로벌사들은 남들이 낼 생각조차 못했던 부분까지 특허를 내며 촘촘한 방어막을 세운다. 후발주자는 당연히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특허전략은 그래서 지투지바이오에 어떤 효익을 안겨줄까. 더벨은 이 대표에게서 특허전략에 대한 배경 및 전략을 직접 들어봤다.

◇넘지 못한 다케다 특허벽, 경험에서 비롯된 전략의 중요성

이 대표가 지투지바이오를 창업한 건 2018년이지만 약효지속성 기술을 개발한 지는 30년에 다다른다. 미국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약효지속성 연구에 몰두했다. 주분야 역시 약물 효과를 수개월 지속할 수 있는 주사제 개발이었다.

이 과정에서 선행주자가 쌓은 특허 장벽을 여실히 느꼈다. 특히 이 대표가 주목했던 미립구 기반의 약효지속성 기술은 다케다제약이 전립선암 치료제 '루프론'으로 처음 상용화에 성공했다. 1개월에서 3개월, 6개월 등 약효를 크게 늘린 제형으로 다케다제약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다케다제약은 루프론 후발주자 진입을 막기 위해 제형, 공정, 용량, 사용법 등 수많은 특허로 겹겹이 보호막을 친 것으로 유명하다. 1985년 나온 약으로 물질특허는 2000년대 초 만료됐지만 PLGA 미립구 기반의 서방형 제형, 약물 방출의 설계, 제조공정 개선 등 지속적으로 신규 특허를 등록하면서 지금까지도 기한이 유효한 특허가 있을 정도다.

과거 이 대표처럼 루프론 성분의 장기지속형 제제를 개발하려는 기업들의 가장 큰 과제도 켜켜이 쌓인 특허를 피하는 것이었다. 해외 기술이전 협의도 특허 앞에서 진척이 안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특허전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에도 미국 오렌지북(의약품 특허 목록집)에 기간이 유효한 특허가 십수개에 달했다"며 "어떻게든 회피하려 해도 일부 특허에 걸릴 수밖에 없게끔 짜놔서 해외 기술이전 논의도 특허로 시작해 특허로 끝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글로벌사 특허전략 집중분석, 빠른 선점과 함께 효과 극대화

이 대표는 지투지바이오 설립과 함께 특허전략을 세워나갔다. 다케다제약은 시험법 관련 특허도 출원할 만큼 특허 등록에 적극적이었다. 지투지바이오도 최대한 넓게 특허를 보호하는 동시에 추후 무효심판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범위를 좁힌 분할 특허를 함께 추진했다.

글로벌 돌풍을 일으킨 '위고비' 성분 세마글루타이드의 잠재성을 미리 캐치하고 빠르게 개발에 돌입하면서 특허전략이 빛을 발했다. 지투지바이오가 설립되던 당시 주1회 기전의 세마글루타이드가 당뇨병 치료제로 첫 미국 허가를 받았다. 최초의 GLP-1 비만 치료제 '삭센다'로 시장 1위에 오른 노보노디스크의 신약이다. 일1회 투여에서 주1회 투여로 약물 지속기간을 늘린데다 더 강력한 효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오젬픽은 당뇨병 치료제로만 허가됐을 뿐 비만 적응증은 개발 단계였다. 모두가 비만 치료에서 삭센다에 주목할 때 이 대표는 향후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만 치료제 새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고 개발 선점에 나섰다. 저용량에서 고용량 제제로 특허를 늘려가며 뒤늦게 개발에 뛰어든 회사들의 진입을 어렵게 했다.

이 대표는 "당시 일1회 제품에 관심을 둘 때 5년, 10년 뒤엔 주1회 제품이 틀림없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 생각하고 개발에 뛰어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넓은 범위의 특허를 등록해놓아 후발주자가 특허를 회피하기 쉽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물론 지투지바이오의 세마글루타이드 장기지속형 제제 역시 오리지널 성분인 위고비 특허를 피해갈 수 없다. 미국, 유럽에서 위고비 물질특허는 2031~2032년까지 유효하다. 특허 만료 전 지투지바이오 제제를 상용화할 수 없지만 개발에는 문제가 없다.

도네페질은 이미 특허가 만료된 치매 치료 성분으로 역시 지투지바이오가 특허를 선점해 고용량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외 판권에 대한 기술사업화 논의가 한창이다.

이 대표는 "각국의 특허 규정을 파악하고 글로벌 제약사의 에버그리닝 전략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지투지바이오만의 특허전략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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