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 베트남법인은 베트남 현지에 보험사 세 곳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엔 우정통신보험(PTI)을, 2024년엔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현 DBV)과 사이공하노이보험(BSH)를 인수했다. 같은 업종인 기업을 여러 곳 보유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베트남법인은 세 곳을 인수한 뒤 물리적 합병을 택하지 않았다. 규모의 경제를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쉽게 올릴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베트남법인이 택한 전략은 특화 보험사 육성이다. DBV와 BSH를 각각 전통 대면채널과 디지털에 특화한 보험사로 탈바꿈하겠다는 복안이다.
DBV의 오프라인 채널망을 강화하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 BSH의 지점 대다수를 DBV로 이관했다. 같은 지역으로 들어온 두 법인의 지점명을 어떻게 구분할지부터 고객이 보유한 보험 계약은 어떻게 처리할지 등 여러 사안을 조율하는 지난한 절차도 거쳤다. 결과적으로 DBV는 현지 최상위권의 대면채널망을 가진 손해보험사로 부상했다.
베트남법인은 오랜 기간 현지 1위라는 목표를 가슴 속에 품었다. 이원화 재편 전략도 김준기 당시 DB그룹 회장의 청사진에서 비롯됐다는 게 후일담으로 전해진다. '한 기업으로 1위 하기는 힘들지 않겠냐'면서 복수 법인 인수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DBV의 현지 시장점유율은 아직 손보사 10위 수준이다. 1위로 올라서기엔 갈 길이 멀다. 중요한 건 가능성이다. 무엇보다 한국계 기업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기존의 해외 진출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현지인들이 가입하는 보험사로서 톱티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기대해 볼만한 시스템을 갖췄다.
김강욱 베트남법인장은 DB손보의 자동차보험을 토대로 베트남 시장에 보험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의 보험 개념 자체를 바꾸겠다는 포부다. 세부 절차만 마무리하면 법인 이원화 전략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이제는 DB손보가 착실히 그려온 청사진을 어떻게 펼칠지 지켜볼 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
- [thebell note]의사의 학술 용어와 투자자의 언어
- 금호석유화학의 '체어맨'
- [thebell note]액티브 ETF 운용역의 딜레마
- [thebell note]한국수출입은행의 '뉴노멀'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의 AI 전진, 혁신이 될 수 있을까
- [thebell note]농모태펀드가 만만한가요
- '모범생' 헬리오스PE의 성장 궤도
- [thebell note]도심 외곽으로 향하는 건설사들
- [thebell desk]한세예스24그룹의 소통 방식
- [thebell interview]김종원 디오 대표 "체질개선 마무리, 5년내 매출 5000억 목표"
정태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신성장 동력]iM라이프, 계속된 변액연금 담금질…상승장 올라탔다
- [70주년 현대해상 리포트]멈춰선 배당 시계, 해약환급금준비금 손질 촉각
- 글로벌 네트워크에 힘주는 교보생명, 신중현 전진 배치
- [캐롯 품은 한화손보]자동차보험 어려운 시장환경 속 '초고속 성장' 전략은
- [보험경영분석]농협생명, 보험손익 감소에도 '순익 2000억' 확보
- [보험경영분석]농협손보, 킥스 하방압력에 자본확충도 역부족
- [70주년 현대해상 리포트]글로벌 도전정신, 수익 성장축으로
- [이사회 분석]DB생명, 공정위 사무처장 출신 선임…소비자보호 강화
- [캐롯 품은 한화손보]합병 핵심 키워드 '전략영업·기술전략'
- [70주년 현대해상 리포트]경영체계 분기점…원톱 이석현 대표 임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