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0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버드콜 ETF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분배율을 내세운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조 자체의 지속 가능성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생각마저 든다. 일부 ETF는 연 17% 이상의 분배금을 지급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고분배가 실제 수익 기반 위에서 지급되는지, 아니면 원금을 인출해 보전하는 구조인지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듯하다. 분배금과 배당금을 혼동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점도 시장 과열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콜옵션 매도를 통해 확보한 프리미엄이 분배금의 주요 재원이 된다. 하지만 옵션 프리미엄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동된다. 일정 이상 고정된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분배금을 계속 지급하려면 설정 원본의 일부를 줄여서 분배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ETF의 원본은 줄어들고 기준가도 하락한다.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분배율은 유지될 수 있겠지만 원본이 줄어든 만큼 분배금도 축소된다. 더욱이 원본이 훼손되면서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쫓을 여력까지 줄어든다.
실제 사례도 있다. 미국의 고분배 ETF TSLY는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던 시기에도 분배금 지급을 이어갔지만 ETF 가격은 오히려 70% 가까이 하락했다. 투자자는 분배금을 받았지만 원금은 상당히 훼손된 셈이다. 고분배율이라는 장점이 구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운용이 최근 선보인 커버드콜 ETF는 눈여겨볼 만한다. 고분배율 경쟁에 참여하기보다는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한 상품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운용이 제시한 분배율은 연 7% 수준이다.
미래에셋운용도 고민이 깊었다. 고분배율에 익숙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7%라는 숫자가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투심을 돌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커버드콜 ETF의 본질을 지키는 전략이라는 판단 아래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기초자산 수익률을 일정 부분 따라가면서도 그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분배율을 설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커버드콜 구조의 핵심이다. 7%는 단기적으로는 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원금 훼손 없이 안정적인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커버드콜 전략이 애초에 지향했던 장기 인출 솔루션이라는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이다. ETF는 높은 분배율보다 분배와 수익률, 원금 보존 간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중요하다.
현재 커버드콜 ETF 시장은 월간 분배금이라는 마케팅 포인트에 집중돼 있다. 단기 고분배는 강한 유혹이지만 그 이면에는 원금 축소와 분배 여력 소진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분배를 위한 구조가 아니라 구조 위에 세운 분배 전략이어야 한다는 점은 시장 전반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다. 미래에셋운용이 제시한 7% 분배율이 커버드콜 ETF 시장의 방향을 되돌리는 작은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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