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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경동제약, CSO 승부수 3년…수익성 해법 '규모의 경제'2023년 도입 후 매출 확대 효과, 공장 신축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

이기욱 기자공개 2025-09-30 08:44:38

[편집자주]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제약사들은 '제네릭·상품유통·리베이트'라는 틀 안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약가규제, 불공정 관행 철퇴 등 과거와는 다른 규제환경에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더해 오너십이 바뀌는 과도기까지 겹치면서 가지각색 '생존전략'이 등장했다. '위기냐 성장이냐'를 놓고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치는 제약사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5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5년 설립된 경동제약의 지난 50년은 제네릭 의약품 중심의 성장 역사다. 원료 합성과 제형 변형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퍼스트 제네릭 제품을 출시·판매해왔다. 하지만 타 제약사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 상승과 약가 인하의 영향으로 2020년대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었고 여러 타개책을 모색 중이다.

영업 효율성 강화를 위해 도입한 CSO(위탁판매대행) 제도가 3년차를 맞이해 점차 안착하는 중이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구 공장 재설비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 구축 등이 수익성 개선의 해법으로 주목된다.

◇원료 합성·제형 변경 차별화로 제네릭 성장, 2020년대 수익성 한계

경동제약은 1975년 9월 유일상사로 처음 설립됐다. 같은 해 12월 용인실업의 의약품 제조업 허가권을 매입하면서 의약품 산업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2월 현재의 경동제약으로 상호명을 변경했다.

그해 기존 외용액제 제조시설에 정제 및 캡슐제 제조시설을 신설했고 연질캡슐제 품목허가도 취득했다. 완제의약품 및 원료의약품을 모두 생산하는 경동제약은 원료 합성 개발과 신제형 개발 양 부문의 전문성을 키워 제네릭 의약품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오츠카제약 ‘무코스타정'에 대한 퍼스트 제네릭으로 레바미피드 성분 제제 '레바미드정'을 개발했고 난용성 물질을 서방(서서히 일정하게 방출)화한 디로핀 지속정도 개발했다. 캡슐을 서방정제로 변형한 유로날 서방정 등도 주요 개발 성과 중 하나다.

1990년대부터는 파키스탄을 시작으로 해외 수출에도 나서면서 성장세를 이어갔고 1992년에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거듭났다. 2021년 6월 창업자 류덕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퇴임하면서 완전한 오너 2세 류기성 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류 대표는 2011년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했고 2014년 부회장에도 취임했다. 오랜 기간 일선에서 류 명예회장을 도와 경영을 했으나 2020년대 들어 과거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맞이했다.

매출은 과거와 비슷한 17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인건비 상승과 약가 인하 등으로 주력 사업인 제네릭이 수익성 한계에 부딪혔다. 2019년 26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0년과 2021년 191억원과 155억원으로 지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15.2%였던 영업이익률은 9%로 낮아졌다.

2022년에는 5.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은 1793억원으로 전년 1730억원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91억원을 기록하면서 100억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매출 늘었지만 수수료 부담 늘어, 생산 원가 절감 시도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꺼내든 방법은 CSO 제도 전환이다. 2023년 CSO 영업 방식을 본격 도입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추진했다.

2022년 281억원에 달했던 급여 비용은 2023년 112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광고선전비도 101억원에서 52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신 지급 수수료가 31억원에서 631억원으로 급증했다.

도입 초기 성과는 좋지 않았다. 영업 체질 개선의 영향으로 매출은 1596억원으로 11% 감소한 반면 판매비 및 관리비는 10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5.4% 늘어났다. 결국 2023년 2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과 올해 CSO 도입 2~3년차를 지나면서 영업 체계는 안정화되는 중이다. 작년 총 1912억원의 매출을 시현하면서 매출 1700억원대 정체 국면에서 벗어났고 37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곧장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도 24억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94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소폭 늘어났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CSO 도입 3년차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제도의 장점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제품의 경쟁력만 갖춘다면 한정된 영업사원이 아닌 전국의 영업 사원들을 통해 폭넓은 영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 확대와는 별개로 수익성 지표는 아직 CSO 도입 이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5%로 작년 1.9%보다는 소폭 상승했으나 2022년 5.1%보다는 낮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만 414억원을 기록한 지급 수수료가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이 됐다. 작년 상반기 대비 5.3% 증가했다.

CSO 체제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 매출 외형을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 경동제약은 그 방안 중 하나로 가격 경쟁력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구축이 핵심이다. 경동제약은 현재 시설 노후로 인해 가동이 제한되는 화성 양감공장에 신공장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성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71.94%를 기록했다. 정제 공장만이 82.31%의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고 캡슐제와 앰플제는 각각 35.1%, 17.7%의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생산 원가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공장을 허물고 새로 건축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현재 개념설계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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