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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ETF를 움직이는 사람들]투자자 소통 담당하는 '전략통' 이은행 팀장10년간 전략팀 이끌며 은행 신탁 뚫어…"생애전반 아우르는 한국형ETF 알릴 것"

구혜린 기자공개 2025-09-29 15:44:00

[편집자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포트폴리오 구조를 갖췄으면서도 강력한 환금성을 지닌 덕에 투자자의 시선은 ETF로 향하고 있다. 패시브라는 본질을 감안하면 단순하게 매니저 자리를 시스템이 차지한 상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ETF 시장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 거시경제 예측과 트렌드 흐름 간파, 흥행 테마 선점, 여기에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여느 펀드보다 맨파워가 중시된다. 더벨은 ETF 시장의 고속 성장을 이끈 주역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6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상장지수펀드)본부의 인력은 재직기간이 1년 안팎에 불과한 ‘뉴페이스’로 가득차 있다. 이 가운데 장기 근속하며 중심을 잡고 있는 인물이 있다. 디지털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이은행 ETF전략팀 팀장(사진)이다.

그는 20년 전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전신인 우리자산운용에 입사, 키움 M&A(인수합병) 이후 경영전략을 담당하던 ‘전략통’이다. 이 감각을 ETF 비즈니스에 발휘하며 은행 신탁을 처음으로 뚫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매스마케팅이 미션으로 주어지며 투자자의 뇌리에 KIWOOM 브랜드를 각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년 키움맨…'숲' 경영전략부터 '나무' ETF까지

이은행 팀장은 20년간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전신인 럭키투자자문은 2004년 우리금융그룹계열사로 편입되고, 이듬해 LG투자신탁운용과 합병해 우리자산운용으로 재탄생했는데 이 때 이 팀장이 입사했다. 첫 담당은 경영전략이었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와 병행해 업무를 추진하는 각종 전략업무를 약 7년간 담당했다.

ETF본부로 이동한 건 그의 선택이었다.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하기 약 2년 전인 2012년 내부에 올라온 ETF 인력 충원 공고를 눈여겨 보고 지원했다. 이은행 팀장은 “경영전략이라는 게 숲을 보는 업무이다 보니 나무(개별부서)는 어떻게 사는지 알 수가 없다”며 “당시만 해도 나무의 일을 경험하고 경력을 쌓으면 전략을 잘 할 수 있겠다 생각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운용사 M&A 사후 전략을 짜던 그의 감각은 장기간 ETF 업무에서 발휘됐다. 이 팀장이 ETF 전략업무를 맡게 직후 회사가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탈바꿈하면서 잠시 전략경영 파트로 차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ETF 상품에 매력에 느낀 그는 2015년 다시 ETF본부로 복귀해 10여년간 기관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KOSEF 브랜드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 셈이다.

ETF 마케팅을 총괄하며 은행 신탁을 최초로 뚫기도 했다. 2019년 전략팀 팀장에 오른 그는 타 운용사 대비 은행 신탁 대응이 뒤쳐졌다고 판단하고 최초로 이들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은행 신탁 라인업에 KOSEF를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이 덕에 개인투자자의 자금유입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은 개인이 연금계좌로 ETF를 많이 매수하지만, 2019년 당시에는 은행 신탁 PB들의 상품 권유를 듣고 개인이 ETF에 투자했었다”며 “라인업에 있는 상품만 PB가 권할 수 있었기에 선점한 운용사에게만 유리한 포지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일 유형에 상품을 추가하는 게 쉽지 않았던 만큼 인도 ETF 등 우리만의 특화상품을 집중적으로 마케팅했다”고 말했다.


◇매스마케팅·상장업무 총괄…'새 수식어 만들기' 목표

올해 그의 주 역할은 매스마케팅으로 변경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조직은 올초 이경준 본부장을 영입하면서 본부로 격상됐다. 이 과정에서 기관마케팅 역할은 마케팅본부 산하 ETF컨설팅팀을 신설하며 이관했다. 이에 이은행 팀장이 이끄는 ETF전략팀은 디지털마케팅과 ETF 상장 유관업무에 집중하게 됐다. 최근 대다수 ETF 하우스들이 이같은 조직개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 ETF 운용사이지만, 대중에게 브랜드 각인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그는 진단했다. KOSEF는 ‘KOSEF 200’을 2002년 10월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며 국내 ETF 역사의 시작을 알린 브랜드다. 이 팀장은 “업계 최초라는 것 외에는 우리 ETF를 수식할 게 없어 창피하다”며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KIWOOM 브랜드는 아직 매스 대상으로는 취약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짤 계획이다. 이 팀장은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나,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인지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테마형 상품이 아니라 길게 가는 상품 위주 라인업을 통해 먼저 신뢰를 구축하면 입소문도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실 그간 매스마케팅을 거의 안 했는데 이제 시작한다”며 “예산을 균형있고 효과적으로 쓰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TF 상장과 사후관리도 책임지고 있다. 현재 상장돼 있는 70여개 KIWOOM ETF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2023년에는 한국거래소로부터 ‘ETF시장 기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ETF 상장 규정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힘쓴다”며 “ETF 업계가 워낙 치열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인간미 있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고 평소 관계가 성과로 반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행 팀장은 “ETF 시장이 눈부시게 발전한 만큼 우리도 2막을 열었으면 좋겠다”며 “ETF가 1050개 상장돼 있는데 대부분은 단기적 성과에 국한되는 상품들이나, 우리는 장기 여정을 함께할 수 있는 ETF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한국형 ETF의 표준이 됐으면 좋겠다”며 “내년 모회사가 퇴직연금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만큼 또 한번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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