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08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복 상장 이슈가 IPO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구조를 중복상장이라고 분류해야 할지 투자은행(IB) 업계는 물론 한국거래소에서도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중복상장의 범위를 물적분할 후 IPO 기업으로만 한정해야 할 지,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한 상태까지 포함해야 할 지조차 애매모호하다.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물적분할 후 10년이 지난 기업, 모회사가 상장한 상태에서 손자회사의 상장 가능 여부 등 한발 더 나아간 케이스는 어떻게 평가해야할 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오죽하면 '모회사 주주들이 강성이면 중복상장, 그렇지 않으면 예외'라는 농담까지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기업 계열사의 IPO가 사실상 막혀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집단의 상당수는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전환했다. 적어도 지주사 하나는 상장해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보니 계열사가 상장에 나설 경우 중복상장 논란을 피해가기는 불가능하다.
올해 IPO를 추진하려고 했던 SK플라즈마·한화에너지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만이 상장 작업을 강행 중이다. 에식스솔루션즈의 IPO 역시 중복상장이라고 명료하게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아예 논란의 소지가 없지는 않은 애매한 사례다. 물적분할이 아니라 인수합병(M&A)으로 LS그룹에 편입된 기업이라는 점, 상장된 지주사 ㈜LS로부터 따지면 증손회자라는 점 등에서 LS그룹 및 주관사단은 중복상장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상장사인 ㈜LS의 주주들이 에식스솔루션즈의 IPO를 그리 달갑게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에식스솔루션의 가치가 ㈜LS에 반영돼있다고 항의할 경우 크게 반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에식스솔루션즈가 '전력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S의 주주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상황을 고려하면 에식스솔루션즈의 IPO 과정에서 ㈜LS의 주주보호 방안 및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사전협의 및 예비심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평가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에식스솔루션즈가 IPO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다면 LS그룹 다른 계열사는 물론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 역시 이를 토대로 IPO 준비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중복상장이 문제라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에 기름을 부었던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꼬여있는 매듭을 직접 풀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번에는 구 회장이 에식스솔루션즈를 통해 대기업 계열사 IPO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재계와 IB업계에서는 에식스솔루션즈의 IPO 도전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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