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일명 '오타쿠 코어'로 불리며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떠올랐고 영화 포스터나 굿즈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된지 오래다. 최신 콘텐츠가 아닌 오래된 만화와 영화일수록 '힙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반면 '오징어게임' 캐릭터를 본딴 키링을 달고 다닌다면 유행에 뒤쳐졌다는 시선을 받을 것이다. '아내의 유혹' 주인공이 담긴 티셔츠나 '대장금' 포스터가 붙은 카페는 쉽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하나의 원천 IP를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하게 활용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는 콘텐츠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됐다. 웹툰은 드라마가 되고 영화는 뮤지컬이 되며 게임은 굿즈가 된다.
하지만 유독 드라마는 OSMU 모델에서 한 발짝 비켜나 있었다. 시즌제 드라마가 익숙하지 않은 산업 구조, 짧은 방영 주기와 가벼운 소비 관행 등이 드라마 IP가 장기적인 생명력을 갖기 어렵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지만 산업적으로는 너무 쉽게 사라지는 것이 드라마였다. 수많은 명작 드라마들은 재방송과 스트리밍을 제외하고는 2차 수익화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유통기한을 다한 콘텐츠처럼 취급되곤 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의 부가사업 확장은 주목할 만하다. 드라마 IP의 수명을 연장하고 팬덤 기반의 체험형 소비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은 드라마 콘텐츠를 하나의 브랜드로 전환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년 사이 스튜디오드래곤은 눈에 띄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해 일본 최고의 극장으로 평가받는 도쿄 신국립극장에 진충했고 '나의 아저씨'는 연극으로 제작돼 서울에서 공연을 진행 중이다.
팝업스토어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2024년 '눈물의 여왕'으로 첫 팝업스토어를 열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필리핀 대만 등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미지의 서울', '견우와 선녀' 그리고 최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폭군의 셰프' 등으로 팝업스토어를 전년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드라마는 K-컬처의 힘을 해외에 가장 먼저 알렸던 콘텐츠다.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을 움직이는 힘을 언제까지나 반짝 유행으로 끝나게 두기엔 아깝다. 드라마 IP가 산업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문을 열어야 하는 지금, 스튜디오드래곤의 실험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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