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잠들기 전 다음날 출근을 위해 5분 간격으로 알람을 맞춘다. 여유 있는 시간대부터 마지노선에 가까운 시간대까지로 설정한다. 매일 아침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지만 잠결에 몇 번을 끄고 나서야 완전하게 기상한다.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려던 계획은 틀어지고 부랴부랴 준비하고 집을 나서게 된다.흔한 직장인의 오전 일상이지만 중국에 위협받는 한국 전자산업 상황과 묘하게 겹친다. 중국은 10년 전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선언하면서 '기술 굴기(倔起)' 의지를 드러냈다. 10년이 지난 현재 말 그대로 우뚝 일어선 중국이다.
그사이 삼성과 LG그룹 내 전자계열사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이 흔들렸고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접었다. 양사의 TV 합산점유율은 중국에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은 중국에 주도권을 내줬다.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로봇 등은 이미 중국에 밀리고 있다. 공평하게 주어진 10년이라는 시간을 다르게 활용한 결과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기까지 중국발 적색경보는 지속적으로 울려왔다. 매년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국제가전박람회(IFA) 등이 대표적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중국이 성큼성큼 다가왔지만 국내 대기업 경영진은 다소 무신경했다.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로 고전했을 뿐 기술력에서는 여전히 앞선다는 자신감만 내세웠다.
중국을 본격적으로 인정한 건 작년부터다. 로봇청소기 등에서 우위를 보인 데다 전반적인 제품 완성도에서 큰 차이가 없던 영향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IFA 2024' 현장에서 "중국 기업은 폄하 대상이 아니라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고 거론한 배경이다.
올해 다녀온 'CES 2025'와 'IFA 2025'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약간 과장을 보태 로고를 가린다면 한국 상품인지 중국 상품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차별점이 없었다. 단순히 디자인을 베낀 수준이 아니라 성능에서도 그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칼럼을 쓰고 있는 오늘도 샤오미가 국내 2~3번째 매장 설립 소식을 전했다. 1호점 오픈 이후 3개월 만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부분은 치명적이다. 중국은 일어났고 이제 뛸 채비를 마쳤다. 여전히 잠든 우리에게 다음 알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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