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조단위 시가총액의 바이오텍. 25조원에 달하는 알테오젠은 코스닥 대장주를 넘어 아예 코스피 상장을 준비한다. 롱액팅 비만 시장을 겨냥하는 펩트론은 소규모 매출에도 8조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자랑한다. 아일리아 시밀러 하나로 5조원 몸값에 올라선 삼천당제약이 있고 국내 인보사 사태를 딛고 미국 시장을 겨냥하는 코오롱티슈진은 4조원 시총에 달한다.소문에 휩쓸려 만들어진 거품일까,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 이유도 미래도 분명하다. '꿈의 항암제'라는 말 한마디로 후기 임상에 무비판적으로 베팅했던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 빅파마와의 분명한 거래관계가 있고 심지어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로 FDA 문턱을 넘는 기염을 토했다.
코스닥 시장 시총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들 대부분이 바이오텍들이고 리가켐바이오처럼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내는 기업도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돈 버는 바이오'는 공허한 메아리였는데 이제는 기술이전-R&D 선순환이라는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캐시카우 모델이 현실화 됐다.
제약사들이 100여년 역사속에 의약품 불모지를 개간해냈다면, 40여년 역사의 바이오 벤처는 과학을 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긴 시간 축적된 실험과 좌절, 그리고 반복된 실패 위에서 잠재력이 만들어졌고 급기야 개화의 시간이 왔다.
더이상 가능성만으로 주목받는 주변부가 아니다. 이제는 하나의 산업으로 군림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했고 그 가능성은 자본시장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다. 실체없이 허상에 의존하던 시장이 아닌 분명한 실체에 투자자들이 환호한다.
여전히 빅파마에 의존하는 모델일 수 밖에 없지만 협업의 질적 지위가 달라졌다는 점도 괄목할만하다. 라이선스 아웃을 넘어 공동개발, 단계별 투자, 지분참여 및 공동마케팅 등으로 다각화 됐다. 항암제에 집중됐던 파이프라인은 대사질환, 면역질환, 안과·피부 영역으로 확장됐고 ADC는 물론 RNA, CGT 등 주목받는 모달리티도 다양해졌다.
과학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지만 결국 세상을 바꾼다. 여전히 '풀뿌리 바이오'지만 오랜 시간 쌓아올린 경험과 노하우, 교훈이 있다. 환경도 무르익었다. 쇳불도 단김에 빼야 하는데 지금이 그 타이밍이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바이오 업계의 절규는 산업 성장 속도로 볼 때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성장과 지원에는 의무와 책임이라는 대가도 함께 따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벤처'라는 이름 안에 갇히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키 위해서는 한국의 대표 상장사라는 이름에 걸맞는 위용을 갖춰야 하고 조단위 시총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투명한 경영과 원활한 주주소통이 뒷받침 돼야 한다. K-바이오의 달라진 위상을 지켜내기 위한 달라진 '격'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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