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증권도 가세…토종 IB 블록딜 '전성시대'5년 만에 레코드 추가, 대형사 먹거리 확보 분주
권순철 기자공개 2025-10-02 07:39:2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이 1700억 규모 HJ중공업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주관했다. 2020년 콜마비앤에이치 거래 이후 5년 만에 블록딜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올해에도 블록딜 시장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점령한 모양새지만 국내 증권사들도 먹거리 확대를 위해 적극 참전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이 토종 IB의 자존심을 지키는 가운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도 굵직한 딜을 소화하며 판을 키우는 모습이다.
◇HJ중공업 600만주 블록딜…신한증권 5년 만에 주관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지난 16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기존에 보유했던 HJ중공업 지분 6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주당 판매가액은 각각 2만9910원, 2만6335원으로 10%가 넘는 할인율이 적용됐다. 이를 감안한 총 거래 규모는 1687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 계좌를 통해 해외 운용사들에 지분이 넘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블록딜은 HJ중공업의 유상증자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2021년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등 컨소시엄이 HJ중공업을 인수하고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블록딜 이후에도 최대주주(49.39%)의 지위를 유지한다. HJ중공업 측은 "최대주주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라 회사에 납입할 신주 인수 대금을 조달하기 위한 일부 수량 매도"라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해당 거래가 신한증권 계좌를 거쳤다는 점에 있다. 블록딜의 경우 주관 증권사의 계좌를 거쳐 지분이 이동하기 때문에 신한증권이 해당 거래를 매칭한 것으로 결론이 모아진다. 신한증권의 경우 2020년 원자력연구원이 콜마비앤에이치 지분(6.02%)을 블록딜로 처분했을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공동 주관한 것이 마지막 레코드였다.
신한증권이 여태까지 소화한 블록딜 가운데 가장 큰 거래였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물론 신한증권에도 기관 영업 부서가 있고 소규모 블록딜은 수 차례 주관해왔지만 거래 대금이 500억원을 넘어가는 블록딜은 해외 수요를 끌어올 필요성을 갖는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12년 씨티, 도이치, NH증권 등과 더불어 예금보험공사의 한전 지분을 매각하며 거둔 실적(1522억원)이 가장 큰 규모였다.
◇국내 증권사 '분전'…판 키우는 한국·삼성·KB·미래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 여럿이 대규모 블록딜을 소화하면서 시장 구성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블록딜은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가 두터운 증권사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어 외국계 증권사들의 텃밭으로 여겨진다. 올해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각각 조단위 주관 실적을 쌓으며 수위권 시장 점유율을 가져간 것도 이 같은 맥락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4월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지분 매각 주관사로 발탁, UBS와 함께 1조61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딜을 마무리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한국증권의 주관 실적은 7255억원으로 UBS와 씨티에 이은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IPO 및 커버리지 파트의 후방 지원에 힘입어 빅딜 저변을 확장하는 추세다. 지난 24일에는 연초 상장시켰던 서울보증보험의 지분(33.85%) 매각 주관사로 선정되는 호재를 누리기도 했다. 예보의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단위 규모가 유력해 하우스 내부에서도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분전하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블록딜 전담 인력이 경쟁사로 이탈했지만 올해 LG CNS 상장 인연을 기회로, 2대주주 맥쿼리PE의 블록딜을 도왔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매각 주관사 중 유일한 국내사로 이름을 올리며 1553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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