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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넥스트 오너십]환인제약, '2세 승계 완성' 신사업 '건기식·동물약' 총력이원범 대표 체제 본격 개막, 미래 전략 구체화 '밸류업' 주목

한태희 기자공개 2025-10-13 08:37:10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NS(중추신경계) 전문의약품 강자인 환인제약이 오너 2세에 대한 승계가 경영권에 이어 지분까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찌감치 부친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해 경영 전면에 섰지만 지분 승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환인제약이 작년 비피도 인수를 기점으로 건강기능식품 분야 투자를 비롯해 동물의약품 사업까지 외연을 넓히는 과정에서 이뤄진 승계라는 점에 주목된다. 2세 중심의 경영권 구도에 힘을 실으며 신사업 등 성장 전략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비피도 인수 등 외연 확장 속 단일 최대주주 등극 예고

환인제약은 최근 공시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 보고서를 통해 오너간의 지분 거래 계획을 공개했다. 오너 2세 이원범 사장이 현 최대주주이자 부친인 이광식 회장으로부터 186만주를 증여받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증여 거래가 완료되면 이 사장의 지분율은 3.27%에서 13.27%로 확대된다. 반면 이 회장의 지분율은 20%에서 10%로 줄어든다.

이 사장은 이번 증여를 통해 환인제약의 단일 최대주주에 오른다. 2012년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 사장이 최근 10년간 눈에 띄는 지분 매입 행보를 드러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증여가 갖는 의미가 크다. 거래종료일은 오는 10월 30일이다.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했다. 2006년 환인제약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을 거쳐 총괄부사장으로 근무했다. 2012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부친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2010년 이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처음 지분을 매입했다. 시간외 매매를 통해 주식 20만주를 취득했고 2012년 같은 방식으로 20만주를 더 샀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2만주, 6만주를 장내매수로 확보했다. 2020년 3월에는 12만9067주를 장내 매수했다.

환인제약이 추진하는 신사업을 중심으로 이 사장의 경영상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진 지분 승계라는 점에 주목된다. 환인제약은 2023년 비알콜성지방간염(MASH) 치료제와 화장품 기능성 원료를 개발하는 앰브로비앤피의 지분을 100%까지 확대했다.

작년 8월에는 아미코젠의 자회사 비피도의 보통주 245만4000주를 취득해 지분 3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비피도는 작년 10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기존 박명수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주가 하락에 적절한 증여 타이밍, 14년 만 자사주 매각 승부수

환인제약의 올해 반기 기준 매출은 1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1252억원 대비 0.7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0억원, 당기순이익은 83억원으로 전년 153억원의 영업이익과 153억원 대비 수익성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영업실적 악화는 곧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주가는 1년 새 21% 넘게 떨어지며 작년 9월 30일 종가 1만3360원에서 올해 9월 30일 종가 1만540원으로 내려앉았다. 다만 승계 측면에서는 낮아진 주가가 적절한 증여 타이밍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환인제약의 30일 종가 1만54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증여 규모는 196억원이다. 세법에 따라 증여일 전후 2개월간의 종가 평균가액을 기준으로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증여할 경우 20% 할증이 붙는다.

다만 환인제약은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으로 할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통해 추산한 이 사장의 증여세는 약 9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여기에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등을 적용할 경우 세금 부담이 더 줄어들 수 있다.

2세로의 지분 승계가 마무리된 만큼 내려앉은 기업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신사업을 통한 성과 입증에 나선 가운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관계사 비피도의 활용법이 주목된다. 비피도의 작년 매출은 124억원으로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금 지원을 통해 비피도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추가 지분 출자를 통해 연결종속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환인제약의 연결 매출이 확대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오 전문 기업 비피도는 건기식을 비롯해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동물의약품 사업의 성과 창출 역시 주된 과제로 꼽힌다. 환인제약은 기존 영위하고 있는 인체의약품 개발 사업의 기술력을 활용해 동물의약품의 파이프라인으로 적용할 과제에 대한 기획을 검토 중이다.

제제연구 진행 후 하반기 내 PoC 임상 개시 진행 및 가결과 확보를 목표로 한다. 연내 동물의약품을 전담할 인력 및 조직 구축도 검토한다. 자회사 앰브로비앤피와의 시너지를 통한 R&D(연구개발) 측면의 협력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자사주를 활용해 재무 기반을 확충했다. 올해 7월 자사주 100만주를 처분해 자사주 비율을 17.92%에서 12.54%까지 낮추며 116억원을 확보했다. 환인제약의 올해 반기 현금성자산은 448억원으로 이를 포함해 약 500억원대 현금을 쥐게 됐다.

환인제약 관계자는 "동물의약품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회사와의 R&D 전략 분배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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