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던진 애경그룹]소비재 대신 ‘삼각편대’ 밑그림…체질 개선 로드맵은③유통·항공·화학 전방위 재편 구상…유동성 투입해 지속 성장 '노림수'
윤진현 기자공개 2025-10-06 07:53:21
[편집자주]
70년 역사를 쌓아온 애경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길 위에 섰다. 중부컨트리클럽과 애경산업 매각은 단순한 유동성 확보를 넘어 그룹 정체성의 변화를 의미한다. 오랜 기간 생활용품·화장품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애경그룹은 이제 항공·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새로운 청사진을 구축해야 한다. 더벨이 '포스트 30년'을 그리는 애경그룹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1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주요 사업군 매각을 기점으로 ‘포스트 30년’ 전략 수립을 본격화했다. 항공·석유화학·유통 등 주력 계열사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지주사 차원의 체질 전환을 병행하겠다는 그림이다.각 계열사 역시 업황 변화에 맞춘 생존 전략을 내놓고 있다. AK플라자는 패션 MD 강화와 임차료 구조 개선으로 흑자 전환을 노린다. 이어 제주항공의 경우 신형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애경케미칼은 차세대 2차전지 소재와 특수화학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는 계획이다.
◇AK플라자, 재무개선+사업 강화 '두 토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중부CC에 이어 애경산업 매각까지 완주할 경우 약 65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그룹 차원에서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주력 계열사 재편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제 집중할 전망이다.
애경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 중 하나인 백화점 부문의 경우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AK플라자의 단기 유동성 문제 해소 방안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직접 지원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AK플라자는 분당점 담보 부동산펀드 수익증권 610억원어치를 AK홀딩스에 매각했다. 대금은 기존 AK홀딩스로부터 빌린 차입금과 상계 처리돼, 단기차입 규모가 1000억원에서 390억원으로 축소됐다. 제3자 채무를 대신 갚아준 구조는 아니지만, 지주사가 자산을 매입해 자회사 부채를 덜어준 그룹 내부 유동성 이전 성격이라는 평가다.
차입 구조 개선과 함께 병행 되어야 하는 건 단연 수익성 강화다. 백화점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패션 MD 개편과 고가치 고객층 확대, 임차료 구조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단 입장을 밝혔다.
그룹 내부에서는 “패션 MD 강화와 공실 최소화가 수익성 개선의 핵심”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양(+)'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 그룹은 오는 2027년을 기점으로 흑자 기조 안착을 제시했다.

◇항공은 ‘효율화’, 화학은 ‘신소재’…수익성 방어 집중
애경그룹의 또 다른 핵심 축인 항공업도 여전히 업황 불확실성을 직면한 상황이다. 제제주항공은 글로벌 유가 변동성이 이어지고, 여행 수요 회복도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실적 방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제주항공은 신형 항공기 'B737-8' 도입을 통해 기재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기종 대비 연료 효율성이 높아 운용 비용을 약 14% 절감할 수 있고, 운항 거리가 늘어나 인도네시아 등 신규 장거리 노선 개척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비용 구조 개선과 함께 운항 효율성을 높여 손익 안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일본·동남아 등 안정적인 수요처 공략과 함께 신규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노선의 경우 출입국 여객 수가 연간 576만명에 달해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으며, 베트남 노선 역시 연간 414만명 규모다. 여기에 중국 무비자 정책 효과로 인천~발리, 인천~올란바토르 등 신규 노선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 계열사 애경케미칼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 공급 과잉에 직면했다. 주력 기초 유화제품 시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경케미칼은 대응책으로 2차전지 소재와 특수 화학소재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초 '나트륨이온배터리(SIB)' 소재 양산과 아라미드 섬유 원료 TPC 생산 확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익 창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룹 차원의 긴 호흡 지원이 필수적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향후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 계열사가 처한 업황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이사회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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