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LG화학 PRS 딜, '양보다 질' 조달비용 감축 택했다전체 사이즈 2조로 한정…미래·하나·키움은 빠져
김슬기 기자공개 2025-10-10 07:56:3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1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기초로 하는 주가수익스와프(PRS)를 통해 2조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3조원까지 발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2조원선에서 조달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직전에 가장 큰 규모로 발행됐던 SK가 SK이노베이션 지분을 기초로 발행한 PRS 규모도 1조6000억원이었다.LG화학은 PRS를 통해 대규모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게 됐지만 막대한 이자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거래 증권사를 더 늘리기 보다는 믿을만한 증권사에만 물량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딜에 참여하고자 했던 미래에셋증권이나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은 합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 PRS 2조로 결정…증권사 5곳만 초청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활용해 PRS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규모는 2조원으로 확정됐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 총 5개의 증권사가 PRS의 발행과 인수를 담당할 예정이다.
하우스별로 가져가는 물량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물량을 가져가고 대신증권이 가장 적은 물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LG화학 PRS를 인수하는 곳 중에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자기자본 규모가 크고 기존 LG그룹 익스포저에 여유가 있는 만큼 통큰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대신증권은 자본 규모가 이들 중 가장 적지만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이번 LG화학 PRS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영업을 진행했던 딜이기도 하다. 조달 규모가 워낙 큰 데다가 LG그룹 기조상 여러 증권사와 거래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LG화학 PRS를 연결고리로 해서 커버리지를 강화할 기회였기 때문이다. 올해 LG그룹 공모채 발행에 참여했던 증권사는 이번 PRS에 참여하는 5개 증권사와 미래에셋증권 등 6곳뿐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LG화학 PRS에 참여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포함되지는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서는 금리 조건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는 말도 나왔으나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경우 발행사의 선택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늘 들어가던 딜에서도 빠지는 일이 다반사"라고 밝히기도 했다.
◇후보군 키움·하나증권 등 탈락 '아쉬움'
기존에 LG그룹 딜에 아예 참여하지 못했던 증권사들도 물밑에서 LG화학 PRS에 대한 제안을 다수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커버리지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도 해당 딜에 참여하기 위해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LG화학이 PRS 규모를 3조원까지 늘렸다면 기존 증권사에 더해 새롭게 진입하는 증권사가 있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LG화학은 발행규모를 늘리는 데에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화학 금융비용은 1500억원선이다. 2024년 연간으로는 3200억원 정도였는데 2조원 규모로 PRS를 진행할 경우 800억원 가량, 3조원일 경우 1200억원 가량 비용이 추가된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조5000억원 정도인 상황에서 PRS 규모를 늘리면 비용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키움증권은 최근 부채자본시장(DCM) 내에서 존재감이 커지는 하우스 중 하나다. 올해 키움증권은 DCM 리그테이블 5위까지 올라왔으나 LG그룹 딜에 포함되지는 못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직전 SK이노베이션 신종자본증권 발행 때 1000억원 정도의 물량을 인수하기도 했었다. LG그룹 커버리지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하나증권도 해당 딜에 적극적이었으나 막판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최근 몇 년새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은행 연계 영업 등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일반 회사채 주관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렸다. 2023년만 하더라도 주관 실적이 16위에 불과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회사채 발행에 인수단으로 참여하기도 했었으나 PRS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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