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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인사이트]전기차 생태계, 결국 답은 '민간'에 있다[전기차 CPO]③비합리적 정책 버리고 민간 주도 생태계 전환 필요성 제기

박기수 기자공개 2025-11-03 08:05:02

[편집자주]

장밋빛 전망 속에 급성장하던 전기차 충전 사업자(CPO) 시장이 일시적 수요 감소 현상을 뜻하는 '캐즘'에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 시장 역시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평가다. 발상의 전환으로 전기차 CPO 시장은 또 하나의 '기회의 땅'인 셈이다. 더벨은 국내 전기차 CPO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시장 속 투자자들의 동향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비, SK일렉링크, 이브이시스. 주요 전기차 급속 충전기 운영사업자(CPO)들의 실제 실적은 어떨까. 3사 모두 매년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그러나 아직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있다.

물론 초기 시설 투자에서 비롯되는 각종 비용이 부과된 탓도 있다. 자산화된 시설이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하면 손익 개선의 여지는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급속충전기를 가장 많이 설치한 채비의 경우 작년 영업현금흐름이 대폭(195억) 개선되기도 했다.

개선은 되겠지만, 현 정책 구조 하에서 CPO 사업이 꽃 피울 수 있을지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비합리적인 정책 속에서 CPO 사업에 매력을 느낄 사업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LG, 한화, SK 등 산업을 중장기적으로 끌어갈만 한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이 토양에서 모두 이탈한 것도 그 이유다.

결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전기차 구매 유인 감소→전기차 보급률 감소→전기차 CPO 등 관련 인프라 사업 생태계 축소→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같은 악순환은 지속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과도한 정부 개입과 획일적 규제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민간 사업자들의 자율적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무엇이 잘못됐었나

정부는 2020년대 초반부터 충전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2024년 기준 전국 설치된 충전 인프라만 20만5000기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다. 보조금만 받고 운영은 방치하는 '좀비 사업자'가 속출했다. 설치 대수는 늘었지만 실제 이용 가능한 충전기는 부족해졌다.

정부에서 지급했던 보조금 체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수요가 높은 도심이나 교통의 거점에 충전기가 많이 들어서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다만 정부는 모든 지역에 동일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충전 수요가 낮은 곳에 기계가 무분별하게 설치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조사에서 전기차 이용자들이 "충전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제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SK일렉링크의 서리풀 EV급속충전스테이션 (출처=SK일렉링크)

유럽과 중국 지역에서는 설치 대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가동률과 결제 편의성, 고장 대응 속도 등 '운영 품질'을 지표로 관리한다. 독일과 프랑스는 공공 충전기의 가동률 데이터를 의무 공개하고, 중국은 도심과 고속도로 거점 중심의 입지 관리에 집중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보조금 지급을 통한 양적 팽창 위주 정책에만 머물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만을 생각한 요금 동결 정책도 문제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정부는 2022년 이후 3년 넘게 충전 요금 인상을 사실상 동결했고 도심 등 수요가 높은 곳과 저수요 지역의 구분 없이 획일적으로 최대 요금 상한제를 적용했다"면서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신규 충전기 설치나 품질 개선 투자가 어려워지는 현실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답은 민간으로의 전환

근본적으로 전기차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실수요가 고려된 △양질의 충전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목소리가 짙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정책 틀에서 벗어나 시장 자율경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전기차 상용화가 국내 대비 잘 이뤄진 곳에서는 CPO 사업자들이 요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이를 통해 입지 선정부터 서비스 품질까지 시장 경쟁을 통해 개선해 가고 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 EA), 이브이고(EVgo), 이오니티(IONITY) 등 글로벌 CPO들은 자율 요금제와 네트워크 확장, 서비스 차별화를 무기로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역시 단순 설치 경쟁에서 벗어나 민간 중심의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충전요금 자율화로 경쟁을 촉진하고 위치 기반 서비스 차별화를 유도해 CPO들의 혁신과 투자 동기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설치 중심 보조금 대신 전력 사용량을 기반으로 한 운영 보조금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효율적 인프라 관리를 위해 단순 설치 중심에서 운영 중심의 보조금 체계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으로 민간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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