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ETF를 움직이는 사람들]브랜드로 말하는 하우스 세운 천기훈 팀장사람 중심의 브랜드 만든 실무 리더, SOL의 초석을 놓다
고은서 기자공개 2025-11-04 10:05:35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SOL'은 출범 4년 만에 순자산 10조원을 돌파하며 후발주자 한계를 넘어섰다. 단순한 상품군을 넘어 하나의 철학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ETF 마케팅을 총괄해온 천기훈 팀장이 있다. 그는 SOL이 단기 성과보다 이유 있는 브랜드로 남아야 한다는 신념을 기반으로,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까지 일관된 기준을 세워왔다.천 팀장은 신한자산운용이 ETF 시장에 진입하던 초기부터 핵심 멤버로 참여했다. 당시에는 전담 인력과 시스템이 거의 없었지만 그는 상품별 타깃을 정의하고 메시지의 방향을 정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시장의 관심을 끄는 보여주기식 마케팅이 아니라 투자자가 왜 이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는 구조를 세우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마케팅에서 철학으로, SOL의 색깔을 만들다
천 팀장은 2010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자산운용업계에 발을 들였다. 16년간 상품 전략과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을 두루 경험하며 현장을 익혔다. 2021년 신한자산운용이 ETF 사업을 시작했을 때 김정현 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초기 멤버로 합류해 SOL 브랜드의 기반을 세웠다.천 팀장이 세운 마케팅의 기본은 타깃 중심 사고였다. 그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고객 집단을 설정하고 그 집단의 투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ETF를 누구에게 팔 것인가보다, 누가 이 상품을 필요로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최근 상장한 'SOL 코리아고배당 ETF'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단기 배당 수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보다는 안정적 현금 흐름을 원하는 연금자금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해 동일 테마 내에서도 차별화된 수요층을 확보했다.
신한 ETF의 핵심은 기획과 마케팅이 동시에 출발한다는 점이다. 상품을 내놓은 뒤 홍보를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타깃과 메시지를 함께 정한다. 천 팀장은 마케팅을 전략의 일부로 본다. 상품이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브랜드로서 의미를 갖는다는 철학이다.
이러한 접근은 SOL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드는 핵심 축이 됐다. 투자자들에게 SOL은 이유가 있는 상품을 내는 이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천 팀장은 브랜드가 신뢰를 얻는 순간이 곧 마케팅의 완성이라고 봤다. 실제로 그는 광고비를 늘리거나 노출을 확대하기보다 각 채널의 특성에 맞게 메시지를 세분화하고 반응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보여주는 마케팅보다 설득하는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그의 원칙은 SOL이 시장에서 독자적 존재감을 갖게 한 기반이 됐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대신 구체적 투자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는 콘텐츠를 쌓는 데 집중했다. 이 같은 근거 중심형 브랜딩은 단기간의 성과보다 지속적인 신뢰로 이어졌다.
◇10조 이후, 조직이 만든 경쟁력
천 팀장은 지금의 SOL을 두 번째 성장 단계에 들어선 브랜드로 본다. 1조 시절의 경쟁력이 속도와 실행이었다면 10조 시점 이후는 데이터와 정교함의 싸움이라고 진단한다. 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차별화의 문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반도체, AI, 배당 등 유사한 테마가 난립한 시장에서 단순한 수익률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브랜드의 맥락, 즉 왜 지금 이 상품인가에 대한 설명력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신한 ETF의 마케팅은 데이터 중심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그는 상품별 성과나 판매량보다 투자자 행동 데이터를 세밀히 분석해 전략을 수립한다. 특정 연령대나 투자 성향, 평균 보유 기간, 종목 회전율 등의 데이터가 다음 상품 개발에 반영된다.
천 팀장은 성과보다 과정의 합리성을 강조한다. ETF 시장에서 모든 상품이 성공할 수는 없지만 판단의 근거가 명확할수록 브랜드의 누적 신뢰는 커진다는 것이다. 신한 ETF가 단기 흥행보다 장기적 신뢰를 우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상장된 주요 ETF의 수익률이 대부분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일부는 경쟁사를 앞지른 것도 이런 구조적 판단이 뒷받침된 결과다.
천 팀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화는 조직 내부 문화다. ETF 사업 초기에 자리 잡은 '실무 중심 문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직급보다 전문성을 우선하고 실행 속도를 중시하되 실패를 학습 자산으로 삼는 분위기가 유지된다. 그는 "ETF는 시스템보다 사람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브랜드의 방향이 일관되려면 팀 전체가 같은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업 초기 틀을 세운 김정현 본부장을 비롯해 브랜드의 외연을 넓힌 천기훈 팀장까지 각자의 역할이 맞물리며 지금의 SOL이 완성됐다. 천 팀장은 "ETF를 고르는 시대에서 SOL을 고르는 시대로 가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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