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03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IPO 실패시 손해배상 조항이 담긴 벤처투자 계약을 지적하며 독소조항을 방지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건전한 벤처생태계를 위해 창업자에 과도히 불리한 독소조항이 사라져야 한다는 명제에 이견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이런 지적을 바라보는 벤처캐피탈(VC)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독소조항의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창업자의 중대한 과실이 없음에도 손해배상이나 경영자의 연대책임을 요구하는 건 불공정하다. 그러나 손해배상이나 연대책임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계약이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치부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통상 벤처투자는 인수합병(M&A) 딜과 달리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마이너 지분 투자로 이뤄진다. 사들인 주식에 딸린 의결권만으론 회사의 실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나 제한적이다.
벤처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은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나 이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업자가 투자자에 밝힌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신의성실을 다하는 것을 전제로 자금을 투입한다. 다만 창업자가 신의성실을 다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이나 연대책임 등의 조항이 없다면 투자사가 투자금을 회수할 길은 사라지고 만다.
손해배상이나 연대책임 등의 조항이 실제 법정에서 극히 제한적으로만 인정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창업자의 명백한 과실이나 배임 등의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실제 손해배상 판결로 연결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이 의원이 지적한 사안 역시 1심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IPO의 의무를 '결과채무'가 아닌 '수단채무'로 봐야 한다며 스타트업이 IPO를 위해 성실하게 노력했지만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의무를 다한 것으로 봤다.
그간 VC들이 계약서에서 활용해 온 다양한 조항들을 창업자에 불리한 불공정 조항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일부 언론 보도 등에서는 △IPO 실패시 증권가격 조정(리픽싱) △성과 조건을 근거로 한 투자금 반환 조항 등을 불공정 계약의 사례로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조항들은 투자 시점에 스타트업의 몸값을 최대한 높게 쳐주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모험자본 투자사는 투자의 하방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조항을 통해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의 긍정적 전망을 기반으로 몸값을 책정한다. 이를 통해 창업자의 지분 희석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만약 이런 조항이 금지된다면 VC는 스타트업의 몸값을 더욱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스타트업과 벤처생태계로 향하게 된다.
VC가 제시하는 투자계약 조항을 창업자가 거절하기 쉽지 않음을 감안하면 벤처투자 계약서에 포함되는 조항들의 불공정성을 짚어보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창업자와 회사에 책임을 지우는 모든 조항을 악마화해선 안된다. 일견 독소조항으로 보일지라도 투자계약 조항의 이면을 함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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