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재편]'삼성' 없는 에피스넥스랩…CDMO 선긋기, 에피스 브랜딩사명에 과감하게 제외 결단, 개발 집중할 에피스와 달리 기반기술 구축 특명
정새임 기자공개 2025-11-12 07:28:59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신설한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 '에피스넥스랩(EPIS NexLab)'에는 기존 바이오 기업과는 다르게 사명에 '삼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삼성의 바이오 계열사를 비롯한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는 모두 삼성이 포함된다. 하지만 에피스넥스랩에서는 의도적으로 삼성을 배제했다.
삼성그룹의 첫 신약 자회사라는 존재감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을 피해가는 분위기다.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으로 글로벌 제약사에서 널리 알려진 삼성 브랜드와 선을 긋는 행보다. 동시에 신약 개발 영역에서 '에피스'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구축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주요 계열사·바이오에 포함된 '삼성', 신약 자회사에선 제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11일 설립한 신설 자회사 사명은 '에피스넥스랩'이다. 신설 법인 가운데 '삼성'이 사명에 포함 안 된 첫 사례다.
처음에는 삼성을 넣는 방안도 검토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올해 6월부터 출원한 상표 중에는 에피스넥스랩과 함께 '삼성에피스넥스랩', '삼성에피스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이들도 자회사 사명 후보군으로 고려됐다.
사실 삼성의 주요 계열사 이름을 살펴보면 신설 자회사 사명에 삼성이 포함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삼성은 60여개 계열사를 둔 재계 1위의 대기업 집단이다. 그만큼 다양한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 사명에는 모두 삼성이 포함돼 있다.

삼성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는 일부 마이너 계열사 또는 합작사, 인수 기업 등이다. 그 외에는 그룹에서 분리되면서 남게 된 제일기획이나 호텔신라, HDC신라면세점처럼 처음부터 삼성 대신 신라를 브랜딩한 문화관광 계열사 정도다.
웬만한 계열사 이름에 삼성을 넣는 건 그만큼 삼성이라는 단어가 지닌 브랜드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삼성을 사명에 넣는다는 건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면서 적통성을 가져간다는 의미도 있다. 10년 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합병하면서 제일모직 대신 삼성물산을 사명으로 채택한 이유와 같다.
◇CDMO로 잘 알려진 '삼성' 브랜드, 신약은 '에피스'로 정체성 새로 정립
당연히 삼성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바이오 계열사 이름에도 삼성이 포함됐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과의 합작기업으로 탄생한 삼성바이오에피스에도 어김없이 삼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해 설립한 바이오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에서는 논의 끝에 삼성을 사명에서 떼어내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신약 개발 영역에서 '에피스'라는 브랜딩화 하기 위함이다. 에피스는 '과학, 지식'이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에피스테메'에서 어원을 따왔다. 신약 개발을 주도할 삼성에피스홀딩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에피스넥스랩 모두 공통적으로 에피스를 이름에 포함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삼성'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지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CDMO 기업으로 더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수 빅파마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면서 글로벌 주요 CDMO 기업으로 성장한 영향이다.
신약 개발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문제로 인적분할까지 단행한 삼성 입장에선 굳이 고객사에게 또 다시 '삼성이 신약을 한다'는 인식을 줄 필요가 없다. 특히 에피스넥스랩은 신약 기술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링을 주사업모델로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삼성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단 에피스를 새롭게 브랜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마치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호텔사업을 시작하면서 3국을 통일하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신라왕조' 정신을 계승해 호텔 사명에 '신라'를 넣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에피스의 기업 정체성을 바탕으로 신약 연구개발에서 새로운 레코드를 쌓아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덕산하이메탈, '2025 중견기업 성장탑' 수상
- [영상]엔씨 창업 신화와 부진, 갈림길에 선 김택진과 홍원준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모비스 품는 혁신자산운용, 300억 현금곳간 활용 관심
- [현장 스토리]케이사인 "암호키 관리 솔루션 도입 '보안 강화'"
- [i-point]테크랩스, 운세 플랫폼 '점신' 신규 서비스 출시
- [i-point]한컴라이프케어, 185억 규모 K5 방독면 공급 계약 체결
- [i-point]신테카바이오, 파노로스바이오와 항체치료제 공동개발 MOU
- [i-point]해성옵틱스, 11월 역대 최대실적 "4분기 턴어라운드 예상"
- [i-point]가온그룹, 최대주주·특수관계자 주식 장내매수
- [i-point]SMAG엔터, IP 통합 '더티니핑' 공식 론칭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신테카바이오 암정복 '미니 스타게이트']높아진 슈퍼컴 활용도, 국내 유일 센터 구축의 의미
- [thebell note]희미해진 '신약 명가'의 존재감
- [신테카바이오 암정복 '미니 스타게이트']항암신약 개발에 필수 'AI' 3대 원천기술 확보
-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경쟁력 분석]진화하는 CMO, 상대적 약점 R&D 장기비전 'CRDO' 과제
- [신테카바이오 암정복 '미니 스타게이트']AI 신약개발의 진화, 빅테크 뛰어든 'LLM' 기술 검증 마쳤다
- [thebell interview]한국 눈여겨보는 BMS "신약부터 공급망까지 전주기 협업"
-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경쟁력 분석]5.3조 써서 6.5조 벌었다, '존림식' 공격투자 재무관리법
- 하이로닉, 누적 영업익 50% 증가…글로벌 확장 집중
- [삼성바이오로직스 CMDO 경쟁력 분석]캐파는 론자급, 매출은 우시급…넘볼수 없는 성장률의 이면
- [삼성바이오로직스 CMDO 경쟁력 분석]근소한 차이로 론자 추월 '글로벌 1위' 캐파 경쟁의 당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