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첫 유로화 카드 꺼낸 LH, 공공주택 자금 마련 '순항'5억유로 조달 성공, 달러·스위스프랑 이어 '통화 다변화'
권순철 기자공개 2025-11-17 07:31:5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3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KLHC)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등판한 이래 처음으로 유로화 조달을 마무리했다. LH는 그간 스위스프랑과 달러화 선택지를 고려했던 발행사다. 다만 유로화 금리 메리트가 뚜렷해진 가운데 앞서 대한민국 정부와 수출입은행이 우호적인 금리 벤치마크를 만들어 놓은 터라 유로 옵션이 급부상한 것으로 보인다.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H는 전날 5억유로 규모의 유로본드(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 절차를 진행했다. 3년 단일물로 만기구조를 구성한 가운데 유로화 미드스와프(EUR MS) 대비 45bp를 더한 수준에서 최초제시금리(IPG)를 정했다.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 도이치뱅크, HSBC 등 유럽계 IB와 더불어 KDB산업은행이 북러너를 맡았다.
첫 유로화 발행이었음에도 글로벌 채권 투자자 사이에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며 최종 5억유로 조달을 확정했다. 모집액을 웃도는 오더북이 쌓인 결과 IPG 대비 가산금리(스프레드)를 8bp 가량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달러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환산할 시 동일 만기 국채 금리(CT3)보다 약 35bp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마무리한 달러채 발행 결과보다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LH는 지난 5월 2년 단일물로 만기구조를 구성해 5억달러 조달을 완료했다. 당시에도 IPG(CT2+90bp)보다 35bp 낮은 수준에서 최종가산금리(FPG)가 형성된 가운데 이번에는 3년물임에도 금리를 더 낮춘 셈이다.
우려할 만한 요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 일로를 걷는 와중에 지난 8월 전국에 공공 주택 3만5000호 이상을 공급하는 대책이 발표되면서 LH의 실적 부진과 잠재적 재무 부담이 이중으로 겹쳐졌기 때문이다. S&P는 "앞으로 1년 간 영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동산 정책 개편에 따른 역할 확대로 부채가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LH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높이 평가했다. LH는 공공 주택의 국내 공급을 전담하고 있는 유일한 정부 소유 기관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전날(12일) "LH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정부로부터 거의 확실한 수준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 정부와 같은 'AA0, 안정적'의 크레딧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피치(Fitch)도 LH에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AA-'를 부여했다.
유로화가 올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중국 채권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한국물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이종통화 발행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기업 발행사들은 외화채를 원화로 스와프하는 과정에서 달러보다 유로 스와프 금리가 유리하게 형성됐다는 판단 하에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다.
유로 조달을 끝낸 정부와 수출입은행이 우호적인 벤치마크 금리를 만들어 준 결과 LH가 수혜를 입었다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말 유로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면서 3년물 쿠폰금리를 2.250%에 확정한 바 있다. 지난 4일 수은이 유로화 5년물 금리를 더욱 낮춰 후속 발행사의 부담도 덩달아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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