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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EB 발행 포기…주주가치 보호 차원주주추천 이사 등 이사회 역할 주목…고등법원 항고는 철회

이돈섭 기자공개 2025-11-27 08:23:41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6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이 자사주 대상 EB 발행 계획을 철회하면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태광산업 측은 철회 배경 중 하나로 주주가치 보호 관점을 내세웠다.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를 강조해 온 트러스톤운용 주장이 일정 부분 먹혔다는 평가다. 자사주 대상 EB 발행을 막았다는 의미도 크다. 시장에선 이번 케이스를 참고해 주주 행동주의가 더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은 과제는 주가 부양이다.

◇ 태광산업, 주주가치 고려해 자사주 EB 발행 철회

태광산업은 지난 2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사주 대상 EB 발행 결정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6월 말 태광산업 이사회가 3186억원 규모 자사주 대상 EB 발행 결정을 공시한지 5개월여 만이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태광산업이 공시를 번복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고 예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 심의에서 구체적 내용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지난 6월 자사주 대상 EB 발행과 자사주 처분 안건에 대해 이사회 멤버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던 김우진 사외이사도 비대면으로 참여했다. 김 사외이사는 지난 6월 이사회에서 EB 발행 시 기존 주주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외이사는 당시 지분 5.85%를 가진 트러스톤운용 측이 추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임기 2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태광산업 측은 이번 이사회 결정 철회 배경으로 가처분 소송 진행 및 심리 지연 기간 중 주가 하락과 조달 비용 증가 등 발행 여건이 악화한 점을 들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거래 상대방과 발행조건 재조정 협의가 지연되면서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발생한 점도 고려했다. 무엇보다 현재 정부 정책 기조와 주주가치 보호 관점에서 EB 발행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봤다는 설명이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태광산업 주가는 82만2000원. 지난 6월 이사회가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해 트러스톤운용 측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태광산업 주가는 7월 중순 129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80만원대까지 가라앉았다. 24일 종가를 교환가액으로 삼았을 때 자사주 대상 EB 발행으로 끌어올 수 있는 조달금은 2234억원으로 당초 목표액에서 29.9% 줄어든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EB 발행 철회와 무관하게 중장기 투자 계획은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최근 애경산업과 호텔 인수를 진행 중이며 부동산과 조선업 등 다방면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중이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한층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법정 소송은 중단…"주주 간 갈등 주요 참고사례될 것"

지난 6월 태광산업 이사회의 자사주 대상 EB 발행 결정 이후 줄곧 이를 비판해왔던 트러스톤운용 측은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트러스트운용은 이날 배포한 보도 참고자료에서 "이번 결정은 태광산업 및 이사회가 주주와 이해관계자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 자분 배원이 이뤄지는 현명한 경영을 태광산업과 이사회에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트러스톤운용 측은 이사회 결정 철회 이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한 태광산업 이사회 EB 발행 가처분 신청 항고를 철회했다. 다툴 이유가 없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트러스톤운용 측은 지난 6월 태광산업 이사회가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직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태광산업 손을 들어주면서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법원은 심문 기일 일정을 통보하지 않은 상태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태광산업 이사회 EB 발행 철회 결정으로 트러스톤운용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본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1심 판결 과정에서 법원이 태광산업 측에 자사주 대상 EB 발행 실제 계획 여부를 반복 확인했고 태광산업은 이에 대해 시장 상황을 검토해보겠다고 대답했다"면서 "태광산업 이사회가 EB 발행 결정을 철회하면서 적어도 트러스톤운용이 원하는 바를 이룬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주주 소통을 통해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주주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태광산업은 이호진 회장 일가가 지분 절반 이상을 갖고 있어 이 회장 측 결단이 없었더라면 주주 추천 인사의 이사회 진입은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고 이 경우 이사회 논의도 일방적으로 전개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앞으로 낮아진 주가를 어떻게 다시 끌어올리지가 남은 과제다.

현재 시장에선 여러 기업에서 주주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영국 운용사 팰리서캐피탈이 LG화학을 대상으로 사업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고 VIP자산운용이 롯데렌탈 유상증자 위법성을 지적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자사주 처리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케이스는 주주 간 대화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주주 권익보호 주요 참고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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