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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특별법 국회 통과…M&A·설비통합 '패스트트랙' 열린다기업결합 심사 기존보다 30일 단축, 합병 전 정보교환도 허용...2028년까지 한시 특례

정명섭 기자공개 2025-12-03 17:37:36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3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 업계의 대대적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국회가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석유화학 특별법)' 처리하면서 기업결합 심사 기간 단축, 합병 전 내부정보 교환 허용, 공동 생산·투자 예외 승인 등 핵심 규제가 일시에 풀렸다.

수년간 업계 재편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공정거래·인허가 장벽이 낮아지면서 설비 통합과 합종연횡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28년까지 한시 적용되는 특례 조항은 기업들의 사업재편 속도전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석유화학 특별법을 처리했다. 재석 240명 중 찬성 235명, 반대 1명, 기권 4명으로 가결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기업결합 심사 속도다.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기업결합을 하는 경우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기존 '30+90일'에서 '30+60일'로 단축하는 특례를 부여한다. 필요 시 60일 추가 연장이 가능하지만 심사 지연 리스크는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다. 현재 기업간 합병·설비 통합이 구조적 위기 대응의 핵심인 석유화학 업계 입장에서 사실상 패스트트랙 심사 제도가 마련된 셈이다.

특별법은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카르텔 규제를 예외적으로 풀어준다. 사업재편 승인기업이 △생산량 조정 △설비 가동률 조정 △공동 생산·투자 △공동구매 △공동 R&D 등을 추진할 때 산업통상부 장관 승인을 받으면 공정위 인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게 골자다.
국회 본회의장
설비 가동률과 생산능력, 제품별 손익 등 민감한 내부 정보 공유도 법으로 허용된다. 특별법이 없었다면 불가능하거나 위법 리스크가 있는 사안들이다. 이는 사실상 합병 이전 단계부터 사업재편을 전제로 한 경영활동이 가능해지는 조항으로 업계의 구조조정 속도를 대폭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업계를 지원하는 내용도 특별법에 담겼다. 법안은 조세 감면과 자산 재평가, 과세이연, 손비 처리 등 세제 지원뿐 아니라 정책자금·보증·차입금 만기연장 등 재정·금융 지원을 명시한다. 고부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기술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R&D) 우선 지원, 기술료 감면, 공공 인증·판로 지원까지 포함됐다. 전기요금 감면 조항은 시행령 협의가 필요하지만 특별법이 근거를 열어둔 만큼 향후 지원 확대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법은 향후 정부 이송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된다. 하위법령 등이 마련되는 대로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시행될 전망이다. 이번 법안 통과로 대형사 간 합종연횡, 중견사의 설비 통합, 계열 분리·통합 등 재무전략과 M&A 구도 전반에 중대한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업결합 신고에 관한 특례, 공동행위에 관한 특례 조항은 적용 기한이 2028년 말까지 한시적이라는 점은 사업재편 속도전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NCC 통합 계획을 발표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특별법에 따라 사업재편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NCC 설비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관한 일원화된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하고, 분할회사가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게 핵심이다.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 110만톤, HD현대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85만톤인데, 두 설비 중 하나에 대한 가동중단이 곧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제 통합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는 2026~2027년에 석유화학사 간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중심의 설비 통합과 중견사의 가동률 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면 공급 구조 자체가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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