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한화솔루션, 1800억 들인 '고순도 크레졸' 투자철회 배경은이사회 결정 5년만에 철회...R&D 지연·투자비 증가·글로벌 공급과잉 여파

정명섭 기자공개 2025-12-01 07:54:45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지난 5년간 추진해온 고순도 크레졸 생산설비 투자를 결국 철회했다. 연구소 단계에선 제품 생산이 가능했으나 양산 전환 과정에서 품질·수율이 목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시운전 중 핵심 설비 손상 등으로 추가 투입 자금이 늘어나 경제성이 크게 훼손됐다.

중국·인도 경쟁사들의 공격적 증설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떨어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력 부문의 실적 부진 속 장기 투자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최근 고순도 크레졸시설 신규 투자를 철회하는 안을 의결했다. 2020년 11월에 투자를 결정한 지 5년 만이다. 한화솔루션은 투자 철회에 따라 2230억원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봤다. 회사는 "손실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당시 신사업으로 고순도 크레졸을 낙점하고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연산 3만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지을 예정이었다. 고순도 크레졸은 순도가 90% 이상인 정밀화학 원료다. 제조 방식에 따라 합성 비타민이나 멘솔, 산화방지제 등의 기초 소재로 활용된다.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크레졸 시장 규모가 약 8000억원(2020년 기준)이며 매년 4%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초 한화솔루션은 2021년 4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설비투자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목표는 '글로벌 3위 고순도 크레졸 사업자'였다. 그러나 투자 기간이 그해 9월, 2024년 5월로 연기됐다가 이후에는 기한 없이 일정이 지연됐다. 그사이 투자 금액은 1200억원에서 1818억원(2025년 1월 기준)으로 늘었다. 고금리·고물가 여파에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사 비용이 늘었다.

회사 측은 연구소 단계에서 제품 생산이 성공적이었지만 양산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품질(물성 등)과 수율 등이 원하는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아 이를 개선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자체 기술로 양산을 준비하다 보니 R&D 기간이 길어졌다.

한화솔루션이 크레졸 생산을 준비하던 사이 중국과 인도 경쟁사들이 크레졸 생산설비를 신증설해 관련 제품 가격이 떨어진 점도 컸다. 고순도 크레졸을 생산하는 글로벌 화학기업은 독일 랑세스와 일본 미쓰이화학, 중국 안후이하이화케미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솔 정도다.

한화솔루션 측은 "(고순도 크레졸 설비의) 시운전 과정에서의 핵심 설비 손상에 따른 보완이 필요하게 돼 추가 연구를 실시했으나 투자기간과 추가 자본투입 필요로 인해 경제성이 훼손됐고 크레졸 생산 설비 신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제품 가격의 하락 등으로 사업 검토 시 예상됐던 사업성이 크게 저하돼 투자 결정을 최종적으로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으로 고순도 크레졸 투자가 철회됐다고 분석한다. 고순도 크레졸 투자는 2023년 3분기까지만 해도 실적발표 IR에서 케미칼 부문의 주요 투자로 소개됐으나 같은 해 4분기부터 자취를 감췄다.

한화솔루션은 작년부터 주력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부문(큐셀 등 태양광 사업)과 케미칼 부문의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이익 기여도가 가장 큰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2023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351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한 영향이다.

매출의 절반을 책임진 케미칼 부문은 2023년 4분기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매분기 300억~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캐시카우였다. 올 들어 실적이 회복되긴 했지만 2023년 이전 수준의 이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