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플랜 성과 점검]LG엔솔, EV 성장전망 하향 조정…확장보다 내실 방점2028년 연평균 성장률 23%→19%…증설중단·캐파전환 병행, 현금흐름 개선
정명섭 기자공개 2025-12-03 07:54:19
[편집자주]
지난해 말 국내 각 기업은 적정 주가를 평가받겠다는 일념 하에 '기업가치제고계획' 일명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각 기업의 상황에 맞춰 운영, 재무전략부터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현시점 기업별로 성과는 엇갈린다. 조기 달성에 성공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곳이 있는 반면 예상치 못한 대내외 리스크로 달성이 요원한 곳들도 존재한다. 더벨은 관련된 각 기업의 핵심 지표가 1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변했는지 또 약속한 주주환원은 얼마나 이행됐는지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1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정책 변화와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 등에 맞춰 성장전략을 바꿨다. 공격적인 증설 기조를 사실상 중단하고 전기차 중심 포트폴리오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중저가 배터리로 넓히는 방향으로 무게추를 옮겼다. 공장 가동률 하락과 현금흐름 약화가 맞물리면서 투자 유연성 확보와 설비 운영효율 중심으로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분석된다.◇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정책 불확실성 심화...배터리 수요 전망치 하향조정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공시한 밸류업 계획 이행 현황에서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인한 중장기 전략 수정안을 내놓았다. 가장 큰 변화는 전기차 시장 전망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3%(2028년까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작년 말부터 글로벌 관세 및 북미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 변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조절 등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자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시장 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추정한 수치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최대 7500달러)을 지난 9월 조기 종료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2023년 34조원에서 2024년 26조원대로 감소했고 올해 3분기엔 18조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과 공장 가동률 하락 등이 주요 원인이다. EBITDA마진도 2023년 11%에서 지난해 8%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공격적인 설비를 확장하는 전략을 수정했다. 핵심은 투자 유연성과 가동률 극대화다. 먼저 신규 증설 프로젝트는 과감히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이미 확보된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JV) 운영 계획 변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증설 대신 미 미시간주 랜싱에 지은 합작 3공장을 GM으로부터 인수해 기수주 물량 대응에 활용하기로 했다. 다른 신규 합작공장의 양산시기도 이연하고 증설 속도를 조절해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을 대폭 낮춘다는 방침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수요가 급증하는 ESS나 미드니켈(Mid-Ni)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속도를 낸다.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전기차향 JV 라인을 일시적으로 ESS 생산으로 돌려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대비 중저가 배터리 제품 수요가 높은 유럽 지역에서 라인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유럽은 중국 경쟁사들과 가격,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 하는 지역이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필요시 고강도 자산 효율화 작업도 병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유 중인 건물을 매각해 차입금 부담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통해 중기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 규모와 재무건전성을 균형 있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 매출 2배·EBITDA마진 10% 중반 목표는 '유지'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매출을 2023년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기존 계획은 수정하지 않았다. 북미 IRA 생산 보조금(AMPC)을 제외한 EBITDA마진을 10% 중반으로 회복하는 목표도 그대로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등에 힘입어 ESS 시장의 성장률이 오르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매출 비중을 2026년까지 현 수준보다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기준 비전기차 사업 비중은 전체의 20% 수준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ESS와 중저가 배터리 시장에서의 성과가 향후 LG에너지솔루션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배당 등의 주주환원책은 언급되지 않았다. '안정적인 잉여현금 흐름 창출을 통한 환원 가능 재원마련' 정도의 표현이 전부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말 분사한 이후 배당을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법상의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없는 상황이다. 매년 국내외 설비 투자로 조 단위의 CAPEX가 단행된 영향이다.
코스피 시총 상위 20개 기업 중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곳 정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어야 주주환원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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