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분식회계 이슈 진단]같은 지분율 다른 해석, 종속기업 실질 지배력 '자의적 판단'①이사회 의장 역임에도 의결권 3분의 2 미만 지적, 일방적 결정 불가능
이기욱 기자공개 2025-12-03 08:14:59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08: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양약품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에 대한 분식회계를 지적받고 징계를 받게 됐다. 자칫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중대한 문제다.이번 회계 논란은 중국법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 차이로 시작됐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양약품은 두 중국법인에 대한 지분율을 과반 이상으로 변함없이 유지해왔지만 회계상 분류는 관계회사에서 종속회사로, 종속회사에서 공동지배기업으로 바꿨다.
지분율뿐만 아니라 오너 2세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이 중국법인의 동사장 자리까지 지켰지만 외부감사인는 지배가 아닌 '통제' 관계로 판단했다. 동사회 보통결의 조건인 3분의 2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해 일방적 결정이 불가능한 구조가 문제시됐다.
◇2014년 중국법인 첫 종속법인 편입, 'K-IFRS 제1110호' 도입 영향
일양약품의 회계 처리 이슈는 올해 초 처음으로 불거졌다. 일양약품이 2024년도 회계감사 결과 중국법인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와 통화일양유한공사를 종속기업에서 제외하기로 했고 2022년과 2023년도 감사보고서의 연결 재무제표가 수정됐다. 2022년도 감사보고서 내 전기 재무제표인 2021년도 실적까지 4개년치 실적이 수정됐다.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 정정에서 그치지 않고 사태는 분식회계 논란으로 번졌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일양약품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총 10년 동안 의도적으로 종속회사가 아닌 기업을 연결 대상에 포함시켜 매출 및 당기순이익, 자기자본 등을 과대계상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9월 공동 대표이사 2인과 담당임원 1인에 대한 해임 권고와 직무정지 처분이 이뤄졌고 검찰통보도 진행됐다. 상장 적격성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거래도 중지됐고 내년 3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증선위가 분식회계의 시작 시기로 잡은 2014년은 일양약품이 처음으로 양주일양과 통화일양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한 시점이다. 양주일양과 통화일양은 각각 1997년과 1994년 합작법인으로 처음 설립됐으나 20년이 넘게 흐른 2014년이 돼서야 일양약품의 종속회사가 됐다.

지분율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 회계연도 마감일인 2014년 3월 31일 기준 일양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양주일양과 통화일양의 지분율은 52%와 45.9%다. 통화일양의 경우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1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를 일양약품의 동일인으로 분류한다면 총 의결권 지분은 65.3%로 높아진다.
처음 일양약품이 두 회사를 종속회사로 분류한 2014년 6월 말 지분율도 이와 동일하다. 지분상으로는 이전과 지배력에서 변함이 없지만 일양약품은 당시 새로운 회계 기준서 'K-IFRS 제1110호'를 도입하면서 종속회사를 새롭게 편입시켰다.
◇법인 청산 무산 등 일방적 결정 불가 사례, 지배 아닌 통제 의견
'K-IFRS 제1110호'는 연결재무제표에 관한 회계기준으로 '지배력'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2014년도 당시 외부감사를 맡았던 신한회계법인은 두 중국법인을 새롭게 종속기업으로 분류하면서 지배력 판단에 대한 기준들을 함께 감사보고서에 명시했다.
일양약품은 지배력 판단을 위한 근거들로는 △보유 의결권의 상대적 규모와 다른 의결권 보유자의 주식 분산 정도 △다른 의결권 보유자 또는 다른 당사자가 보유한 잠재적 의결권 △계약상 약정에서 발생하는 권리 △과거 주총에서의 의결양상을 포함,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에 연결실체가 관련 활동을 지시하는 현재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다른 추가적인 사실과 상황 등이 있다.
이 중 의결권 관련 요소들은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 작년 말 기준 일양약품은 양주일양의 지분 52%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고 통화일양 지분율도 특수관계인 포함 65.3%로 동일하다.
중국법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경영진들의 구성 역시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2014년 이전부터 현재까지 두 법인의 동사장을 지내고 있고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유석 일양약품 대표이사 사장도 같은 기간 함께 동사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법인의 동사회는 한국법인의 이사회 역할을 하는 기구다.

결국 쟁점은 '연결실체가 관련 활동을 지시하는 현재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상황 변화다. 과거 주총에서의 의결양상을 포함해 지배기업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이미 일양약품은 일방적 결정이 불가능한 사례를 남겼다. 일양약품은 2023년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통화일양의 해산청산을 이사회에서 결의했지만 합의해산청산에 실패했다. 이에 중국 장춘시 중급법원에 합자계약 해지의 소를 제기해 진행 중이다.
작년도 외부감사를 맡은 한길회계법인 역시 동일한 부분을 지적했다. 동사회장직을 차지하고 있지만 보통결의를 추진할 수 있는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실상 통제'에 해당하지만 일방적인 의결 추진이 불가능해 '지배'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일양약품 측은 그럼에도 중국법인들의 높은 사업 의존도와 과반 이상의 지분율 등을 근거로 회계처리의 적합성을 주장하고 있다. 행정소송 등을 통해 실질적 지배력을 소명해나갈 예정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는 감독당국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여러 개선 조치를 통해 회사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회계기준을 위반하려는 고의나 불순한 의도도 개입된 바 없기에 현재 이러한 점을 행정소송을 통해 적극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한림제약, 오너 2세 김정진 회장 체제 첫 수장 '장규열 대표'
- '실험실 자동화' 큐리오시스, 레비티와 공급계약 체결
- [i-point]코아스템켐온, FDA 공략 가속화
- [영상]'이재웅·장병규' IT 거목 뭉쳤다, 유투바이오의 '신 벤처지주'
- [thebell interview]스트라드비젼, SVNet 적용 차량 400만대 '수익화 시동'
- [i-point]플리토, 데이원컴퍼니와 업무 협약 MOU 체결
- [i-point]SKAI인텔리전스, 서울예대와 산학협력 MOU 체결
- [i-point]엔켐, BESS 급성장 수혜 기대감
- [i-point]신성이엔지, '가족친화인증기업' 선정
- [반도체산업 하이퍼불 진단]삼성전자, 메모리 가격 80% 인상설 '시장 술렁'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상]'이재웅·장병규' IT 거목 뭉쳤다, 유투바이오의 '신 벤처지주'
- [IT 거목 모인 '유투바이오']'1호 투자기업' 직접 경영 결단, 바이오 사업 유지 의지
- 삼성바이오로직의 캐파경제학, 투자 뒷배 현금창출력 입증
- 바이젠셀, 후속물질 고도화 착수…계열사 역할 분담 정비
- 코오롱티슈진 줄어든 인보사 리스크, 충당부채 부담 완화
- 한미약품 주가 상승 수혜, 한양정밀 투자금 일부 '엑시트'
- [IT 거목 모인 '유투바이오']이사회 '지구홀딩스' 체제로 변화, 벤처지주 전진기지 중책
- 동성제약 재무 리스크 '일단락'…수익성·내부통제 과제
- [IT 거목 모인 '유투바이오']현금 유입 실익 없는 증자, 벤처지주 신사업 투자 유치 관건
- 동성제약 청산가치 2배 인수가, 경쟁 입찰로 밸류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