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한솔케미칼 주가 170% 폭등 배경 '반도체 랠리'내년 삼성·SK 라인 증설로 '매출 1조 클럽' 진입 전망도
정명섭 기자공개 2025-12-05 07:24:0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한솔케미칼의 주가 그래프가 올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연초 8만원대까지 내려간 주가가 25만원대(12월 2일 기준)까지 치솟으며 올해에만 약 170%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보다 47.2%포인트나 웃돌았죠. 주가가 20만원대를 넘어선 뒤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져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3개월 새 35%에서 37%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한솔케미칼 주가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최근 3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었죠. 작년 5월 한솔케미칼 주가는 19만7600원이었으니, 8만~10만원 사이에서 움직인 연초 주가 수준이 얼마나 낮은 구간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말 2.55배였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2월 1.13배까지 낮아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극심했던 2020년 2분기 수준까지 후퇴한 수치였죠.

◇Industry & Event
올 상반기에 주가가 부진했던 배경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4~5월경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AI 반도체 중국 수출 통제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죠.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와 전구체(프리커서)와 배터리용 음극바인더 등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요 라인에 세정용으로 공급되고 프리커서와 퀀텀닷(QD) 소재는 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메모리 업체에 공급됩니다. 특히 한솔케미칼의 과산화수소는 삼성전자 평택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 청주 공장 주요 라인에 사실상 단독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솔케미칼 주가가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등락하는 이유입니다.
반전은 하반기부터 시작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eSSD(기업용 SSD) 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반도체 공정의 필수소재인 과산화수소와 프리커서 주문이 밀려들었죠.
한솔케미칼은 올 3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 2300억원, 4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32% 늘어난 수치입니다. 반도체 저점 사이클인 2023년 하반기 대비 이익 체력이 두 배가량 회복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1%에 달했습니다. 대규모 설비를 가동하는 제조업에서 보기 힘든 퍼포먼스입니다.
내년 실적 전망은 더 밝습니다. 삼성전자가 평택 4공장(P4) 라인 전환을 SK하이닉스가 M15X 신규 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죠. 반도체 웨이퍼 투입량이 늘어나면 세정용 과산화수소 사용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솔케미칼이 북미 파운드리 고객사와 일본 메모리 고객사향 프리커서 점유율 확대 등 고객사 다변화에도 성공한 점도 성장 모멘텀으로 언급됩니다.
한솔케미칼이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한 점도 시장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솔케미칼은 중국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음극재용 바인더 출하량을 늘려왔습니다. 이는 올해 음극재 부문의 실적 감소를 상쇄하는 요인이었습니다. 바인더 매출도 내년에 올해보다 3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일부 증권사는 한솔케미칼이 내년에 매출 1조 클럽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Market View
증권사들은 최근 한 달 새 한솔케미칼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습니다.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키움증권입니다. 지난 1일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30만원으로 대폭 상향하며 반도체 업종 '톱 픽'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키움증권은 한솔케미칼의 2026년 매출액이 1조136억원, 영업이익은 2296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026년 삼성전자의 D램 설비 투자가 평택 4, 5공장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한솔케미칼의 과산화수소 및 프리커서 실적이 2026년 1분기부터 폭발적인 성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DB금융투자의 시각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지난달 21일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27만원으로 무려 68%나 올려 잡았습니다. 서승연 애널리스트는 "한솔케미칼은 D램 및 파운드리 업황 호조뿐 아니라 신규 고객사 및 제품군 확대로 체력을 레벨업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외에도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도 각각 22만원, 24만원이었던 목표주가를 나란히 27만원으로 높였습니다. 상상인증권도 21만원에서 26만4000원으로 상향했죠. 흥국증권도 신규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목표주가 26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삼성증권은 "메모리 산업 내 공급 부족 현상이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로의 적극적 증설로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공급 부족이나 증설의 신호는 지속적으로 한솔케미칼의 밸류에이션을 높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한솔케미칼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리더는 주세종 최고재무책임자(CFO)입니다. 2000년 한솔제지 공채로 입사해 줄곧 한솔그룹 재무 조직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입니다.
2010년 한솔홀딩스 경영지원실 재무RM팀, 2013년 한솔로지스틱스 재무팀 P/L, 2016년 한솔케미칼 경영지원팀 재무 P/L, 2019년 재무팀장 등을 거쳐 올해 1월 한솔케미칼 CFO직에 올랐습니다.
김 CFO에 주가 흐름 전반에 대한 코멘트를 얻으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못했습니다. 대신 회사 IR부서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최근 주가 상승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주요 고객사의 생산라인 확대로 수요 환경이 점차 개선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택·이천 주요 라인 증설과 파운드리 고객사의 신규 팹 가동이 맞물리면서 과산화수소·프리커서 주문이 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죠.
이어 "올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따라 이익 기반의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중장기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실행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솔케미칼은 지난 5월 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올해부터 배당뿐 아니라 자기주식 매입까지 더해 주주환원율을 최대 5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죠. 지난 5년 평균 주주환원율(36%) 대비 14%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한솔케미칼이 그간 주주환원책으로 배당만 해왔던 터라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솔케미칼은 향후 별도 순이익의 30% 내에서 자기주식을 매입한다는 방침입니다. 매입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안도 향후 검토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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